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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공부 내 손으로…

영·수·논술 등 인강 수강 초등생 맘 급증<br>학원·과외 시키는 대신 직접 배워 학습 열풍<br>부모·자녀 만족도 높아 사교육 거품 빼는 단초로


충남 보령에 사는 최영옥(36)씨는 7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다. 내년이면 벌써 학교에 입학할 나이라 최근 교육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요즘은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에게 영어나 수학 학습을 시키는 것이 보편화돼 있어 자신의 아이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 그렇다고 또래 엄마들처럼 이른 나이부터 아이를 영어학원에 밀어 넣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말도 익숙하지 않은데 영어부터 교육을 시켰다가는 오히려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게 최씨의 생각이었다.

그러던 차에 최씨는 엄마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는 업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최씨는 이 사이트를 통해 영어를 배워 아이를 직접 가르치기로 했다. 최씨는 "지난해 한 사이트에서 3개월 과정으로 30만원을 내고 수업을 들었고 올해 또 다른 사이트를 알게 돼 1년 간 10만원짜리 수업을 듣는 중"이라고 말했다.

12일 학원가에 따르면 최근 들어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를 시키는 대신 엄마가 직접 전문 강사로부터 영어·수학 등을 배운 뒤 자녀를 가르치는 '슈퍼맘'들이 늘고 있다.

최씨의 경우 영어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살면서 특별히 영어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본 기억도 없지만 오로지 아이를 위한 교육열 하나로 슈퍼맘 대열에 합류했다.

최씨는 "강의를 통해 동화책 읽기, 노래 등의 놀이와 영어를 접목하는 방법을 배웠다"며 "학원의 주입식 교육이 아닌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영어를 가르칠 수 있어 나 자신과 아이 모두 만족도가 높고 초등학교 졸업 전까지는 이 방법을 고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씨가 현재 이용하는 S닷컴은 온라인 영어 강의와 함께 학부모를 위한 다양한 교육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M스쿨처럼 영어·수학 같은 주요 과목은 물론 논술이나 독서ㆍ과학까지 학부모들에게 가르쳐주는 사례도 있다. 이 사이트는 초등학생은 물론 유치원생 학부모를 위한 강의 프로그램까지 마련해놓았다.



과목별로 2만~3만원 정도에 8~12주면 수료가 가능하고 중고생 학부모를 위해서는 6주 과정의 '학습 지도 방법' 강의도 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이현진(38)씨는 "당장 학교 과목보다 책을 읽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알려주고 싶어 내가 먼저 강의를 신청했다"며 "딸이 중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는 웬만하면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M스쿨 관계자는 "지난해만 온라인 강의를 들은 학부모가 1,000명가량 된다"며 "매년 소폭이지만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일단 긍정적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 같은 바람이 확산될 경우 '사교육 거품'을 어느 정도는 빼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성삼 건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부모들이 여가 시간에 수다나 떠는 것보다는 훨씬 바람직한 일"이라며 "이 같은 노력이 열매를 맺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교육 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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