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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물결 코넥스시대 개막] 기관투자자 적극 참여가 성공 열쇠

페이스북 성장 이끈 미국 기관투자자처럼 창조금융 마중물 돼야<br>초기 리스크 축소 위해 정책금융 지원도 필요

창업초기 50만달러의 엔젤투자로 시작한 페이스북은 지난해 상장으로 시가총액 588억달러의 대기업으로 변모했다. 코넥스시장도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기업들의 자금통로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경제DB


얼마 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다녀갔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창조 경제에 관해 얘기를 나눴고, 세계적인 대기업 삼성전자에 들러 환대를 받으며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나이로 이제 갓 서른에 불과한 저커버그. 이 젊은이의 성공 비결은 단지 괜찮은 '아이디어'를 하나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투자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그런 점에서 저커버그는 운이 좋은 친구다. 돈이 될 만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여기저기서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로 가득한 미국에서 태어났으니 말이다. 실제 페이스북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다양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가 성공의 밑바탕이 되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창립 초기 50만달러의 엔젠투자를 받았다. 이후 2005년에는 최초 벤처캐피탈(VC)투자로 100만달러를 투자 받았고, 2007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2억 4,000만달러 투자, 이후에는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IB)들로부터 15억달러를 투자받았다. '엔절→VC→IB'로 이어지는 성장단계별로 자연스레 자금이 흘러 들어 지금의 페이스북을 만든 것이다.

코넥스 시장의 궁극적인 목적도 바로 이와 같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풍부하지 않은 작은 기업들에게 투자가들이 마중물을 부워 줄 수 있는 '창조금융'의 장이 되는 것이다. 영국 런던거래소의 대체투자시장(AIM)을 본떠 만든 코넥스는 애초에 참여할 수 있는 투자자를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금융투자회사ㆍ각종 연기금ㆍ정책융기관) 및 VC 등 기관투자가로 제한했다. 코스닥 시장에 비해 상장요건과 정보 공개 수준이 완화했기 때문에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함이다. 따라서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운수 한국거래소 신시장부 부서장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보력이 약한 개인보다는 정보분석이 가능한 기관투자가들이 투자에 나서는 게 맞다"면서 "실제 업계에서 펀드를 모집하고 있고, 국민연금도 대체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는 등 기관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 선임연구위원도 "코넥스 시장은 여러 면에서 영국 AIM을 많이 모방했는데 AIM의 성공에는 기관투자가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기관투자가들은 개인투자자들에 비해 장기적인 성장성을 보고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위험은 높지만 그만큼 성장성이 높은 코넥스 시장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또 "영국이나 미국 등에서는 연기금들이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을 일부 편입한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연기금들은 너무 안정적으로 기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보면 성장혁신형 기업에 투자를 했다가 일부 손실을 볼 수 있겠지만 여러 기업에 위험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하는 방안은 고려해 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코넥스 시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기관투자가들의 투자가 활발해지기 전까지는 정책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개장 초기에는 등록되는 기업들의 성격을 잘 모르고 이들 기업들이 사실상 사업 초기 단계의 기업이기 때문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기관투자가들이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에 대한 검증을 마치고 투자를 집행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는 협회나 유관기관 등 정책자금들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지난 5월 한국증권학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한 정책심포지엄에서 "전문적인 투자자가 중요한 시장이라 하더라도 정책금융에 의한 투자위험의 감소를 통해 과소투자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금융은 민간 시장참여자의 유인을 제공하고 창업-성장-회수의 단절 없는 민간 중심의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는 중간자적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창업 강국' 이스라엘도 성공적인 벤처생태계를 만드는 데 '요즈마 펀드'라 불리는 정책금융이 민간자본 주도의 창조금융을 위한 마중물로써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물론 우리나라의 정책 관련 기관들도 이 같은 정책 금융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6월 18일 한국거래소ㆍ한국예탁결제원ㆍ한국증권금융ㆍ코스콤ㆍ한국금융투자협회 등 5개 증권유관기관들은 코넥스 상장기업 투자를 위해 1,500억원 규모의 공동펀드를 조성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금융위원회도 건전한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3년간 6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상장사다리펀드에 코넥스펀드 조성 계획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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