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강남권 뉴타운으로 불리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이 '부분임대형' 아파트로 고민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면서 각 구역 재개발 과정에서 부분임대형을 대거 포함시켰지만 막상 주변에 원룸주택과 기숙사 건립이 잇따르면서 공급 과잉 우려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흑석뉴타운 내 재개발 조합과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각 조합은 서울시에 부분임대형 건립 물량을 축소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분임대형' 아파트란 기존 주택의 평면을 변형해 출입구와 방 1개, 주방, 화장실을 별도로 설계, 임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가구가 거주할 수 있지만 1주택으로 간주되는 것이 장점이다.
흑석뉴타운에 부분임대형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지난 2008년이다. 재개발로 줄어드는 소형주택을 부분임대로 어느 정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흑석뉴타운에는 부분임대형은 총 1,510가구(6구역 포함)가 계획돼 있다. 지난해 입주한 흑석 6구역의 '흑석한강센트레빌'에 시범적으로 34가구가 들어선 것을 비롯해 △1구역 157가구 △2구역 196가구 △3구역 320가구 △7구역 322가구 △8구역 77가구 △9구역 404가구 등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 조합이 앞다퉈 부분임대형 공급량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인근 상도동에 신축 원룸이 꾸준히 공급된데다 2010년 중앙대 제1기숙사 증축으로 수용인원이 460여명에서 1,000여명으로 늘어나면서 소형주택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1,500여명을 수용하는 중앙대의 제2기숙사도 개관한다. 이 지역 S공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흑석동에서 원룸을 찾는 학생들이 부쩍 줄었다"면서 "노후 원룸의 경우 공실이 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단 서울시도 기존 계획에서 부분임대형 물량을 다소 줄여주기로 하면서 최근 3구역은 부분임대형을 492가구에서 320가구로, 8구역은 110가구에서 77가구로 각각 축소했다. 서울시 재정비과 관계자는 "다른 구역들도 변경안을 가져오면 (가구 수 축소를)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입주한 흑석한강센트레빌 2차의 경우 부분임대형 원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80~90만원에 임대되고 있다. 전용84㎡인 이 아파트는 6억3,000만~6억4,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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