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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과 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으로 1조2,000억원 규모의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 8단지 공무원아파트 인수를 추진한다. 공무원연금공단이 소유한 개포 8단지는 서울 강남권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곳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공단이 이날 오후4시에 개포 8단지 경쟁입찰을 마감한 결과 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은 23일 개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단이 제시한 최저 입찰가격은 1조1,908억원이다.
최근 분양시장의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이 단지는 강남권의 알짜 재건축단지로 건설 업체들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당초 인수후보로 꼽혔던 삼성물산·대우건설·대림산업 등 대형 건설사와 호반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건설사는 인수가격이 워낙 높은데다 앞으로 2년 후에나 분양이 가능해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입찰에 불참한 것으로 분석된다.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한 업체의 고위관계자는 "가격 외에도 임대주택 건설 요구 등 추가 규제가 발생할 수 있어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추산하기가 애매하다"고 말했다. 재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서울시가 임대아파트를 넣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면 사업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개포 8단지 입찰 공고문에는 "관련 법령이나 관할 관청에 의해 일정 규모 이상의 임대주택 건설이 요구되는 등 공공성에 관한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강력한 경쟁 상대들이 뛰어들지 않은 만큼 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의 낙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1984년 준공된 개포 8단지는 지상 12층, 아파트 10개 동, 1,680가구 규모의 공무원 임대 전용단지다. 대지면적은 7만1,946㎡로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10조5,500억원에 사들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와 비슷한 규모다.
재건축을 통해 중형아파트 1,500~2,000가구 정도를 지을 수 있으며 이르면 오는 2017년 착공과 함께 일반분양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일반분양가는 3.3㎡당 4,000만원선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개포 8단지는 입지가 뛰어나고 별도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 등도 필요 없어 사업 기간도 줄일 수 있다"며 "입찰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인수가격이 너무 치솟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입찰 경쟁이 과열될 경우 매각가는 1조5,000억원을 넘을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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