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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게 그립 적중" 박도규 4년만에 V

태풍으로 4라운드 취소…전날 마지막 홀 20m 버디가 ‘챔피언 퍼트’


'집게 그립'은 퍼트를 할 때 오른손을 왼손 아래쪽에 붓을 쥐는 형태로 쥐는 독특한 그립이다. 박도규는 조니워커오픈 3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집게 그립으로 20m 버디 퍼트에 성공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m 넘는 거리에서 퍼터로 친 박도규(41)의 세번째 샷. 홀을 향해 한참을 구르던 볼은 홀 바로 앞에서 멈출 듯하더니 그대로 깃대와 홀 벽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6일 3라운드 18번홀(파4)에서 잡아낸 그림 같은 버디가 결국 ‘챔피언 샷’이 됐다. 박도규가 한국프로골프(KPGA) 후반기 첫 대회인 SBS투어 조니워커 오픈(총상금 3억원)에서 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3라운드 마지막 홀 버디로 1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선 박도규는 7일 제주 오라CC 동ㆍ서 코스(파72)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 4라운드가 태풍 ‘무이파’가 몰고 온 강풍과 폭우로 취소되면서 54홀만 치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스코어는 3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04타. 김성윤(29ㆍ동산밸브)은 1타 차 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중견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집중력으로 일궈낸 개인 통산 5번째 우승이었다. 전날 3라운드 마지막 조에서 경기를 펼친 박도규는 17번홀까지 4타를 줄여 김성윤과 나란히 중간합계 11언더파로 팽팽히 맞섰다. 18번홀 박도규와 김성윤의 두번째 샷이 모두 그린 왼쪽 가장자리 비슷한 자리에 멈춰섰다. 결정타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집게 그립(사진)’ 퍼트였다. 김성윤이 먼저 9번 아이언으로 굴린 볼이 홀에 못 미친 반면 박도규는 퍼터를 선택했고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이날 시상식 후 박도규는 “평소 15m 이상에서는 일반적인 그립을 하는데 어제는 집게 그립으로 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2001년 마크 캘커베키아(51ㆍ미국)가 집게 그립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FBR오픈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TV로 보고 2주 동안 연습한 뒤 충청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했다”고 집게 그립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집게 그립은 손목 움직임이 적고 오른 손바닥과 퍼터페이스가 평행을 이뤄 방향성이 좋다”며 예찬론을 편 그는 “다만 샤프트를 1인치 정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아마추어가 시도하려면 무게감과 거리감을 익히기 위해 많이 연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주 전부터 체력 강화를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했다는 박도규는 “4년 만의 우승이자 40대 우승으로 후배들에게 본을 보였다는 점에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고 “멋진 최종일 승부를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박도규는 상금 6,000만원과 함께 이 대회 우승 특전으로 내년 8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유럽투어 조니워커 챔피언십 출전권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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