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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시계 빨라진다

힐러리 클린턴 내달 출마 선언 유력

젭 부시·랜드 폴 등 공화 잠룡들도

선거자금 고액 기부자 쟁탈전 나서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향한 미국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의 대선 후보 1순위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다음달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화당 잠룡들도 선거자금을 모으기 위한 움직임을 개시하는 등 대선 레이스가 벌써 본궤도에 오르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클린턴 전 장관과 측근들이 선거자금 기부자들을 대상으로 다음달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초 올여름으로 예상됐던 출마선언 시점이 대폭 앞당겨지는 셈이다. WSJ는 "클린턴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민주당 대선전이 모양새를 갖추게 돼 당 안팎의 불안감을 불식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예상보다 이른 출사표의 배경에는 선거자금 문제가 있다. 클린턴이 출마를 늦추면서 민주당의 정치자금 모금단체 '슈퍼팩(PAC·정치활동위원회)'들은 모금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클린턴 전 장관이 원래대로 여름에 출마를 선언한다면 선거자금 모금액 목표인 10억달러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됐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난 2012년 재선 당시 정치자금 모금액은 7억1,600만달러였다.

하지만 WSJ는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 출마를 조기에 공식화하면 '이슬람국가(IS)' 격퇴전략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의견을 밝히라는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간 출마선언을 미룬 것도 경쟁후보의 공격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공화당에서도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앞서 '빅머니'를 잡기 위한 대선주자들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 스콧 워커 위스콘신주지사와 랜드 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대선주자들이 지난 1월부터 경쟁적으로 각종 비영리단체나 기업인 등 고액 기부자들이 여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오는 7일 북부 아이오와주에서 농업 분야 거물기업인 브루스레이스테터가 주최하는 포럼에 참석하는 데 이어 8일 남부 조지아주에서 열리는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 후원자 행사에도 연이어 참석하는 강행군을 벌인다. 이 같은 일정은 다음달 말까지 계속된다고 NYT는 전했다.

이 같은 강행군의 목적은 '눈도장 찍기'다. NYT는 이런 행사에 참석하는 대선주자들은 소수 기부자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 대선주자로서의 위치를 몇 단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워커 주지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기부자들과 만나느라 쏟는 시간과 에너지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수많은 캠페인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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