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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1990년대를 소환하다

동시대 경험한 중년층에 '추억팔이' 20대 젊은층엔 아날로그 감성 어필<br>'8월의 크리스마스' 등 명화 재개봉 '응답하라 1994' 등 안방극장 인기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대중문화 콘텐츠가 1990년대를 소환하고 있다.

스크린에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진사 정원(한석규)과 어느 날 갑자기 그의 앞에 나타난 생기발랄한 주차단속요원 다림(심은하)의 잊지 못할 사랑 이야기가 다시금 펼쳐진다. 한국 멜로영화 걸작으로 꼽히는 '8월의 크리스마스'(1998)가 15년 만에 극장에서 관객을 맞이하는 것. 올해 2월 이와이 ??지 감독의 '러브레터'(1995)를 시작으로, '레옹'(1994), '4월 이야기'(1998), '그랑블루'(1993) 등이 잇따라 극장에 걸렸다. 이따금 재개봉 돼 관객을 찾는 영화는 있었지만, 최근에는 한 달의 한 번 꼴로 1990년대 추억의 명화들이 속속들이 재개봉하고 있다. 안방 극장에는 1990년대 문화코드와 로맨스를 버무린 드라마(tvN의 '응답하라 1994')를 포함해 1990년대 중반 '농구대잔치'의 추억을 되새김질 할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KBS의 '우리동네 예체능')이 시청자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왜 90년대인가=1990년대는 '문화 대통령' 서태지는 물론 다양한 문화적 아이콘(상징)이 많았으며 일본 대중문화 개방과 맞물려 일본 명작들이 다수 소개되는 등 진정한 의미의 대중문화 황금기로 규정된다. 당시 대학시절을 보내며 풍부한 문화 콘텐츠를 흡수한 90년대 학번들이 지금은 문화 콘텐츠 생산자(양현석·박진영·신원호PD 등)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0년대를 소재로 한 문화 상품은 당시 청소년기와 대학시절을 보낸 지금의 30∼40대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에 올랐지만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삶의 전쟁터에서 마음을 의지할 곳이 없는 30~40대 중년층에게 정서적으로 가장 풍요로웠던 그 때 그 시절을 곱씹게 만드는 '추억팔이' 아이템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상품이다.

◇20대 젊은 층, 아날로그를 소비하다=1990년대 복고 콘텐츠에 20대 젊은 층이 관심을 보이는 현상도 1990년대 문화 콘텐츠의 인기에 힘을 실어주는 주된 요인 중 하나다. 하이테크(high-tech)에 익숙한 이들이 아날로그 감성을 호흡하며 복고 콘텐츠를 활발히 소비하고 있다. 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에 의뢰해 올해 재개봉한 90년대 영화의 예매율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레옹'(1994)은 20대가 57%로 30대(27%)·40대(16%)를 크게 앞질렀고,'러브레터'(1995)는 20대가 35%, 오는 6일 재개봉 예정인 국내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20대가 50%의 예매율을 나타냈다. 이윤미(26•연세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씨는 "언제 어디서든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내려 받을 수 있는 영화를 굳이 발품을 팔아 보러 가는 건 시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의 보편적 감수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라며 "화려한 CG(컴퓨터 그래픽) 같은 기술은 대단해 보여도 몇 년만 지나면 구식으로 치부되지만, 이런 영화들은 화려하진 않지만 볼 때마다 재해석이 가능한 '진정한 명화'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90년대 복고가 2010년 대중문화 전반을 강타했던 7080세대의 '세시봉'열풍보다 지금의 20대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감 코드가 많아 지속적이고 소비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990년대는 삐삐(무선통신)와 PC통신, 더 나아가 인터넷 등 정보기술의 진보에 따른 변화가 본격화된 시기"라며 "80년대 정치 중심의 이슈가 경제로 넘어오면서 자의식이 강해지고 대중문화 참여도 활발해진 시기인 만큼 당시 청년기를 보낸 30대~40대 뿐만 아니라 급속한 문화적 변화를 겪고 있는 지금의 20대에게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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