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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불황땐 왜 립스틱이 많이 팔릴까

■ 립스틱 경제학 (경제교육연구회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경기가 어려워지면 립스틱이 많이 팔린다, 미니스커트를 많이 입는다, 구두 굽이 높아진다, 콘돔과 소주 판매가 늘어난다 등의 속설들이 많이 나온다. 이런 경제 속설들을 경제학자의 시각으로 분석했다. 저자는 불황일수록 속설들이 난무하는 까닭을 '위안을 찾는 노력'이라고 본다. 불황일수록 사람들은 불안해지고 불안으로부터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뭔가를 찾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불황일수록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경제 속설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미니스커트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경기가 악화되면서 이 속설이 들어맞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저자는 미니스커트의 유행과 경기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미니스커트가 유행하던 때와 불황이 시기적으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데다 최근에는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면서 경기와 상관없이 미니스커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니스커트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1960년대 후반기 세계 경제는 비록 그 이전보다는 부진했지만 여전히 호경기를 유지하던 시절이었다. 저자는 대중들이 호황일 때는 미니스커트 유행과 속설의 관계에 큰 관심을 두지 않지만 불경기에는 이런저런 속설에 관심을 갖기 때문에 불황기 미니스커트 활황론이 확대된다고 해석한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여성들이 립스틱을 많이 사며 특히 붉은색 계열의 화려한 립스틱을 선호한다는 립스틱 효과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로더는 2001년 9·11 테러 직후 불경기에 립스틱 판매량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발표해 주목받았다. 여기에는 소득이 줄어든 여성들이 고가의 의류 대신 저렴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립스틱을 산다는 설명도 곁들여진다. 그러나 화장품 업체 영업 담당자들의 말은 다르다. 립스틱은 불황이든 아니든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립스틱 색상이 화려해지는 것도 유행 추세일 뿐이라는 것. 저자는 특히 경제에 관한 속설들 대부분은 불황에 관한 것들이라면서 먹고 살기 어려울수록 다른 사람의 행동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다 보니 이런저런 속설이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저자는 속설들이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더 중요한 것은 옳다면 왜 옳고 그르다면 왜 그른가에 대한 이유를 경제관점에서 이해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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