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편리성보다 정확성이 중요하다

요즘 공공기관의 입찰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해졌다. 그 원인 중의 하나가 업체등록제도다. 업체등록제도란 일정한 요건과 자격을 갖춘 업체를 미리 등록하도록 하고 이들 업체에 입찰참가자격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과거에는 입찰기관마다 등록을 받았지만 지난 2002년부터 모든 기관이 나라장터 등록정보를 이용하도록 하고 업체는 이곳에만 등록하면 모든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또 예전에는 등록 유효기간이 1년으로 매년 등록해야 했으나 지금은 한번만 등록하면 계속 유효하고 변경 사항이 있는 경우에만 갱신하도록 했다. 현재 나라장터에는 공급 업체, 제조 업체, 건설 업체 등 15만여업체가 등록해 공공입찰에 참가하고 있다.

이같이 이용 절차가 편리해진 만큼 모든 공공기관이 이용하는 정보가 됐기 때문에 엄격히 운영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예를 들면 등록된 사항이 변경됐는데도 갱신하지 않거나, 제조 업체의 경우 시ㆍ군ㆍ구청에서 발급하는 공장등록증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이들 기관에서 품목별 생산 확인이 어려운 점을 이용해 무리하게 여러 품목을 등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후에 밝혀질 경우 조치를 취할 수는 있다 하더라도 정보의 신뢰성이 떨어짐으로써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갱신하도록 하거나 일일이 현장을 확인해야 하는 등 업체의 불편과 행정력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업체등록제도는 편리성 못지않게 정보의 정확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편리한 제도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조달청에서는 그동안 검토를 거쳐 제조품목의 등록 요건 강화, 주기적 등록사항자진확인제도 등을 골자로 하는 개선 방안을 마련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완벽한 제도는 없다고 본다. 시대 환경에 맞게 계속 발전시켜나갈 뿐이다. 편리성과 함께 한치의 오차가 없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록시스템으로 거듭나면 더욱 발전된 나라장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