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 한행수 대한주택공사 신임 사장 대담:윤종열 부동산부장 yjyun@sed.co.kr"수익구조 개편, 임대주택 재원 마련"민간기업 효율성·공기업 공공성 조화에 주력기존관행 타파…국민에 신뢰받는 주공만들것 발자취 내가 본 한행수 사장 “민간기업의 효율성과 공기업의 공공성이 조화를 이룬 새로운 주택공사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 노력할 계획입니다.” 한행수 대한주택공사 신임 사장은 “민간기업에 재직할 당시 벽이 있으면 허물고 전진했다”며 “기존 관행을 타파, 조직에 생명을 불어넣고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는 주공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 사장은 이의 일환으로 권한의 하부 위임을 추진하고 있으며 사내 외 공모를 통한 임원 선발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실천해 나가고 있거나 계획중이다. 임대주택 100만호 건설의 필수 선결 과제인 재원 마련 역시 한 사장이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분야다. 그는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주공의 수익 창출 구조를 새롭게 개편해야 한다”며 “특히 민간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재개발ㆍ재건축 시장에 적극 진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또 민간업체와 선의의 경쟁을 선언했다. 그는 “주공 아파트 품질을 민간 아파트 못지않게 끌어 올릴 계획”이라며 “아파트 경쟁에 있어 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사장에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외부에서 본 주공과 내부에서 본 주공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민간기업에 있을 때는 주택업무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공기업과 사기업 정도의 차이만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현안보고를 받으면서 공기업의 경우 움직일 수 있는 테두리가 무척 작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사장 취임 후 축하 인사를 여러 곳에서 받았는데 제대로 해낼 수 있을 지 걱정스러운 면도 없지 않습니다. -주공의 경우 운신의 폭이 적다고 하셨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실 계획입니까. ▲민간기업의 효율성과 공기업의 공공성을 조화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공기업의 벽이 있으면 허물고 전진해 나갈 방침입니다. 법규가 문제가 된다면 관계부처 등과 협의해 풀어나갈 계획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껏 해왔던 관행은 타파할 것입니다. 새로운 주공의 가치관을 정립한다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공기업인 주공을 바라보는 시각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게 문제일 텐데요. 주공이 새롭게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게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선 저부터 솔선수범 하겠습니다. 경조사비 등을 회사 자금이 아닌 본인의 돈으로 처리하도록 지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입니다. 또 신뢰 받는 주공이 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의 신선한 수혈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권한을 하부로 위임하고 사내 외 공모를 통해 임원을 선발하는 등 여러 방안을 구상 중입니다. -취임사에서 지적했듯이 주공의 경영 여건은 좋지 않은 편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지요. ▲업무파악을 하면서 주공은 ‘돈’을 벌어야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임대주택 건설을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현실岵막?정부의 재정지원은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수익 창출 방안으로는 ▦재개발ㆍ재건축 사업 적극 참여 ▦중산층을 겨냥한 중대형 임대아파트 건설 ▦공공분양 아파트 확대 ▦프로젝트 파이낸싱 추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민간기업이 장악한 재개발ㆍ재건축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일대 변화를 몰고 올 계획입니다. -수익 창출의 일환으로 해외건설 시장 진출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해외건설 시장에서 주택을 지어 돈을 버는 것은 무척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주택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가 담겨져 있습니다. 현재 추진중인 베트남 주택건설사업처럼 국가간 우호협력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 외에 뚜렷한 계획은 없습니다. -중대형 임대아파트 공급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여러번 밝히셨습니다. 이유는 무엇입니까. ▲중대형 임대아파트 건설 이면에는 여러 복안이 담겨있습니다. 우선 중대형 임대주택을 지어 돈을 벌자는 겁니다. 덧붙여 ‘주공 아파트=소형 임대아파트’라는 고정 관념을 무너뜨리는 역할도 해낼 것 입니다. 중대형 임대주택을 지어 주공 아파트 이미지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겁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노령화 사회에 진입했습니다. 노령화 충격에 대비하?위해서도 중대형 임대아파트 공급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부 역시 중대형 임대주택을 비롯해 국민임대주택 100만호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공이 실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데요.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임대주택 건설을 꺼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입니까. ▲해당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주공 아파트 하면 값싼 소형 임대주택으로만 인식하고 있다 보니 임대주택 건설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해결 방안은 지방자치단체가 납득할 정도로 설계ㆍ단지 등 여러 면에서 민간업체가 짓는 아파트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는 게 한 방법입니다. 주공이 짓는 임대주택이 민간업체에서 짓는 아파트보다 더 좋다면 굳이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입지 계획을 수립할 때부터 새로운 방법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값은 저렴하고 질은 뛰어난 아파트 건설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볼 때 주공 아파트 품질이 민간 아파트보다 낫다고 볼 수 없습니다. 주공 아파트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한 게 현실입니다. 대책은 무엇인지요. ▲주택 경쟁력의 핵심은 무엇보다 ‘입지’라고 생각합니다. 입지의 좋고 나쁨에 따라 가격이 결정됩니다. 입지면에서는 주공이 민간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좋은 곳에 싼 값의 대규모 부지를 확보할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단지 배치ㆍ내부 평면ㆍ인테리어 등 기능적인 측면입니다. 이것을 보완하면 민간업체가 지은 아파트를 능가하지는 못해도 동등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솔직히 민간업체와 경쟁을 하고 싶습니다. 민간업체에 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내년부터 분양가 상한제ㆍ원가공개 등의 제도가 시행됩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 주십시오.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는 반대합니다. 상품의 원가를 공개한다는 것은 시장경제의 원칙에도 맞지 않습니다. 단 분양가 상한제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파트는 공급자 위주의 재화입니다. 가격 형성에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잘 적용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정부가 주택가격에 간접적으로 개입하는 게 필요합니다. 간접적 가격 규제의 한 방법이 분양가 상한제라고 생각합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고품질의 아파트가 나올 수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현행 표준건축비 내에서도 충분히 고품질의 아파트 건설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공의 임대아파트 거주자 중 임대료를 내지 못해 강제 징수 등 길거리에 나 앉을 서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임대료 체납에 따른 강제 징수를 보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경제가 나쁠 때는 임대료 인상을 자제할 계획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외계층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 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게 안타깝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삼성건설에서 처음 아파트를 지을 때 무척 고생했습니다. 하도 많이 돌아다녀 전국의 지도가 머리 속에 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주택사업을 하면서 느낀 점은 땅은 후손에게 물려주는 유산이라는 것입니다. 미래에 어떻게 이런 땅에, 이런 아파트를 지었느냐는 혹평은 받기 싫습니다. 미래의 후손들로부터 먼 앞을 내다보고 주택을 건설했다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리=이종배 기자 ljb@sed.co.kr 입력시간 : 2004-12-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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