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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총선 민주당 압승] 1차기 총리 확실 하토야마 민주당 대표는

조부 총리·부친 외상… 분배·우애정치 펼듯<br>도쿄대 졸업 美스탠퍼드대 박사<br>86년 홋카이도서 중의원에 당선<br>93년 자민당 탈당이후 신당 참여<br>진보적 성향·세습정치 타파 노력


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54년 만에 자민당의 독주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ㆍ62) 민주당 대표가 차기 총리에 오를 것이 확실해졌다. 하토야마 대표는 국내에서 낯선 인물이다. 하지만 일본 정계에서는 일찍부터 총리감으로 인정받았다. 이유는 그가 정치 명문가 출신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가문의 후광’에 기대지 않고 이를 적극적으로 깨려 했다는 점에 있다. 하토야마 대표는 4대를 이어온 세습 정치인이다. 하토야마 대표의 할아버지인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는 아소다로(麻生太郞) 현 총리의 외조부인 요시다 시게루(吉田茂)와 함께 지난 1940~1950년대 일본 정계를 대표하는 양대 실력자였다. 하토야마 이치로는 1946년 자유당을 이끌며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하지만 총리 자리에는 오르지 못한다. 군국주의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연합군이 모든 공직에서 추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토야마 이치로는 자민당을 창당하며 재기에 성공, 1954~1956년까지 연거푸 세 차례 총리를 지낸다. 그의 증조부인 하토야마 가즈오(鳩山和夫) 역시 귀족원(현 참의원)에 올랐다. 아버지 하토야마 이이치로(鳩山威一郞)는 외상을 지냈다. 자민당에 몸담으며 총무상을 지낸 하토야마 구니오(鳩山邦夫)는 친동생이다. 재력 또한 남부럽지 않다. 그의 모친은 세계적인 타이어 제조 업체인 브리지스톤 창업자의 장녀다. 막대한 재산을 물려 받은 하토야마 대표의 보유 자산 규모는 주식(56억6,000만엔), 예금(12억8,000만엔), 부동산(15억엔) 등 총 86억엔에 이른다. 1947년 도쿄에서 태어난 하토야마 대표는 도쿄대 공학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박사 수료(공학)를 거쳐 센슈대 조교수로 재직했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인생의 항로를 틀어 정치에 뛰어든 것이나 중의원에 당선된 것은 분명 가문의 후광 덕분이다. 그가 1986년 출마한 곳은 하토야마 가문의 근거지인 홋가이도(北海道) 9선거구였고 그는 이곳에서 7선을 기록한다. 하지만 그는 다른 세습 의원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 특히 1993년 친정인 자민당을 탈당해 신당 ‘사키가케’에 참여했으며 지난 1996년 간 나오토(菅直人) 전 대표와 민주당을 창당한 뒤 민주당 대표, 간사장 등을 역임했다. 하토야마의 이 같은 화려한 경력은 지역구를 물려받은 세습 의원들과 그를 차별화하는 요인이다. 세습 정치인들은 서민의 삶과는 거리가 먼 정치 귀족들이다. 온실 속 화초처럼 귀공자로 자란 이들이 서민의 삶을 제대로 읽을 리가 없다. 더구나 일본의 금권정치는 지역 세력과 유착된 세습 정치에 따른 폐해다. 자민당이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 것은 안팎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전체 후보자 326명 중 35%인 113명을 세습 의원으로 내세우는 등 구습을 깨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내세운 후보 중 세습의원은 11%에 불과했다. 하토야마 대표가 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정치이념은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우애정치’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우호관계를 강조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그는 또 진보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보수논객 중 한명인 에토 고이치 다쿠쇼쿠 대학 교수는 ‘문예춘추’ 9월호 기고문에서 “민주당 안에서 하토야마의 이념적 좌표는 오자와보다 더 왼쪽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에게 떨어진 과제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대표의 영향력을 극복하고 ‘실세 총리’가 될 수 있느냐 점. 5월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당시 붙었던 ‘오자와의 꼭두각시’ 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그에게 짐이 되고 있다. 오자와 전 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로 낙마했지만 여전히 민주당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오자와 그룹은 100~120명에 달해 민주당 내 최대 계파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하토야마 그룹은 최대 60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 부인 미유키 여사는
여배우 출신… 화력한 이력
지역구 돌며 정권교체 도와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의 부인 하토야마 미유키(鳩山幸ㆍ66) 여사는 외향적인 성격과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배우 경력을 십분 활용해 총선 기간 남편이 찾지 못하는 지역구를 강행군한 미유키 여사는 정권 교체에서 큰 몫을 담당했다. 30일 홍콩 대공보(大公報)에 따르면 미유키 여사는 지난 1943년 상하이에서 태어나 일본 고베(神戶)에서 자랐다. 그녀는 10대인 1960년대 미혼 여성으로 이뤄진 가극단에서 배우로 활동하다 20대 중반에 배우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유키 여사는 미국 생활 중 도쿄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유학하던 하토야마 대표를 만났다. 당시 미유키 여사는 결혼한 상태였지만 남편과 이혼하고 1975년 하토야마 대표와 재혼했다. 이는 보수적인 일본에서는 파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토야마 대표는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아내 미유키가 쓴 요리책ㆍ육아법ㆍ취미활동 등을 다양하게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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