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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12월14일] 폴란드, 12월 사건
입력2004-12-13 18:23:36
수정
2004.12.13 18:23:36
1970년 12월14일, 폴란드 그단스크시 공산당사가 불탔다. 이틀전부터 파업에 들어간 레닌조선소 노동자에 주부 등 3,000여명의 시민들이 가세한 시위대는 공산당사와 경찰서를 습격했다. 시위는 ‘그디니아’와 ‘소포트’ 등 북부항구도시를 거쳐 폴란드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폴란드 ‘12월 사건’이다. 사상자 1,500여명을 냈다.
세계 언론은 12월 사건을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소련의 영향력이 극에 달했던 시절, 냉전의 한복판에서 발생한 시위였기에 파장이 컸다. 1956년 이래 14년간 유지돼온 고무우카(Gomulkaㆍ옛 표기 고물카) 서기장 체제가 무너졌다.
폭동의 원인은 고물가와 경제난. 1966년부터 시작된 제3차 5개년계획이 실패해 5%로 잡았던 성장률이 3.5%에 그쳤다. 당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계획생산’으로 재봉틀은 넘쳐 났지만 바늘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식료품이 30% 오르자 터져 나온 게 12월 사건이다. ‘고물가’가 ‘고물카’를 실각시킨 셈이다.
유혈진압으로 12월 사건은 1주일 만에 진정됐지만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비극의 한 가운데 있었던 27살의 노동자는 10년이 지난 후 새로운 노동조합을 결성한다. 레흐 바웬사(Lech Walesa)와 동구권 최초의 자유노조인 ‘연대(連帶:Solidarity)’다. 다급해진 폴란드 당국은 1981년12월 계엄령을 선포하고 자유노조를 불법화했지만 역사의 물결은 동구권의 자유화 바람과 동서독 통일, 구소련의 해체로 이어졌다.
그단스크시(옛 단치히)에서 태어난 노벨문학상 수상(1999년)작가인 독일의 귄터그라스는 단치히자유시를 배경으로 쓴 소설 ‘양철북’에서 말했다. ‘역사는 반복을 좋아한다.’
/권홍우ㆍ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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