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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세수부족, 도박(?)으로 채운다
입력2006-03-31 08:27:24
수정
2006.03.31 08:27:24
■ 월스트리트저널 "각 주정부, 유사 슬롯머신 도입 열기"
미국 내 주 정부들이 세금 인상에 따른 번거러움을 피하면서 쉽게 수입을 늘릴 수 있는 유사 도박사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9개주가 주 정부 산하 복권위원회를 통해 유사 슬롯머신인 이른바 "비디오 로터리 터미널(VLTs)" 설치를 허용하고 있으며 펜실베이니아주를 비롯한 다수의 주 정부도 유사 슬롯머신 설치를 추진하고있다.
VLTs는 즉석에서 현금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당첨표를 통해 계산대에서 현금과 교환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외관에서 다소 차이가 난다는 점을 빼놓고는 도박장에서 사용되는 전자식 슬롯머신과 거의 다를 바가 없다.
제조도 슬롯머신 제조업체들이 담당하고 있어 사실상 슬롯머신인 VLTs를 각 주정부가 경쟁적으로 도입하려는 이유는 세금 인상에 따른 정치적 부담 없이도 손쉽게세수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
지난 1992년 처음으로 복권사업에 유사 슬롯머신사업을 추가시킨 로드아일랜드주는 복권사업을 통해 얻는 수입의 80%가 유사 슬롯머신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로드아일랜드주는 올해 전체 복권사업을 통해 전체 세입의 10.6%에 달하는 3억2천510만달러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복권사업수입이 12%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사 슬롯머신을 허용하고 있는 뉴욕주도 지난 회계연도에 복권사업을 통해 20억6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전통적인 추첨식 복권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도 유사 슬롯머신도입을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관련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추첨식 복권 매출은 94억4천만달러로아직은 다른 사업에 비해 매출규모가 크지만 이전해에 비해서는 8.3%가 감소했다.
반면 유사 슬롯머신 사업의 매출은 36억달러로 15%가 늘어났다.
저널은 그러나 주 정부가 도박과 다름없는 유사 슬롯머신 사업에 뛰어드는 것에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슬롯머신이 도박기구 가운데 가장 중독성이 강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유사슬롯머신 이용자들을 취미생활을 넘어 도박중독자로 만들 위험성이 있다는 것.
실제로 유사 슬롯머신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도박으로 인한 문제를 호소하는 사례가 22만7천건으로 23.8%나 늘어났다는 것이 비판론자들의 주장이다.
전미도박문제협의회의 케이트 와이트 이사는 도박을 규제해야할 주 정부 산하복권업체들이 오히려 도박장을 운영하고 있는 꼴이라면서 이들이 도박이 몰고오는 영향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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