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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오페라 '천생연분'내달 국내 첫 선 보인다

지난 3월 獨무대서 큰관심 받은 작품


세계 무대를 겨냥한 토종 오페라 '천생연분'이 내달 예술의전당에서 국내 초연된다. 연극과 뮤지컬ㆍTV 드라마 단골 메뉴였던 '맹진사댁 경사'를 새롭게 각색한 '천생연분'은 이미 지난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극장 무대에 올려져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은 작품.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원작으로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이상우가 대본을 썼고 작곡가 임준희가 곡을 붙였다. 국내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월 13~16일 예술의전당에서 막이 오르는 천생연분은 프랑크푸르트 무대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프랑크푸르트 공연은 국내 연극계 맏형격인 김철리씨가 연출을 맡았지만 이번 서울 무대는 국내 연극계의 신예 스타 양정웅씨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양씨는 지난 6월 런던 공연 예술의 중심이라 불리는 바비칸센터에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밤의 꿈'을 올려 화제를 모았던 연출가. 우리의 토속적 정서가 물씬 풍기는 도깨비를 등장시켜 셰익스피어 연극을 동양적 시각으로 독특하게 해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극·무용·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 무대에서 활약했지만 그의 오페라 연출은 이번이 처음. 한국의 전통 소재를 서구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그의 장기가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씨가 내세운 이 오페라의 연출 주제는 "눈으로 듣는 오페라'다. 그는 "흰 바탕 위에 황색, 청색, 백색, 적색, 흑색 등 다섯가지 오방색을 번갈아 사용해 우리 전통의 멋을 낼 것"이라며 "여백의 미를 강조한 현대 동양화 화폭을 보는 듯한 모습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오페라로 탄생한 천생연분은 원작과는 줄거리가 조금 다르다. 청나라 유학생 몽완을 외아들로 둔 맹 진사는 뼈대 있는 가문 김 판서와 사돈을 맺어 신분상승을 노린다. 하지만 김 판서의 손녀 서향은 맹진사댁 외아들 몽완보다는 오히려 그의 하인 서동에게 마음이 이끌린다. 우여곡절 끝에 몽완은 서향의 몸종인 천하절색 이쁜이와 결혼하고 서향은 몽완의 하인 서동과 사랑을 이뤄 그와 함께 먼 이국땅으로 떠난다. 작곡가 임준희씨는 우리 전통 음악인 영산회상 타령을 주선율로 사용했다. 음악은 정치용이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맡는다. 소프라노 김은주, 박지현, 테너 이영화 등 독일 공연진을 비롯해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소프라노 전주원과 베이스 김진추, 테너 나승서 등이 무대에 오른다. 내년 6월에는 일본 도쿄문화회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1~1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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