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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文 대화 물꼬 텄지만… 넘어야 할 산 많아

■安·文 6일 첫 단일화 협상<br>단일화 방식·시기등싸고 피말리는 주도권 싸움 예고<br>文, 협상 줄다리기 과정서 지도부 퇴진카드 꺼낼수도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5일 광주광역시 전남대 체육관에서 특강을 한 직후 두 주먹을 쥐고 청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광주=홍인기기자

한국기독교협의회 찾은 文… 문재인(왼쪽)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협의회(KNCC)를 방문해 총무인 김영주 목사에게 책을 선물하고 있다. /손용석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5일 단일화 협상을 6일부터 개시하기로 해 오는 26일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까지 양측의 피 말리는 20일간 협상이 대선 정국의 블랙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후보 측은 아름다운 경쟁을 강조하며 단일화 방식 등에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협상 결렬을 불사하는 벼랑 끝 기싸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은 반면 두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은 가치와 철학의 공유, 정치혁신안 합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험난할 수밖에 없다. 문 후보는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퇴진을 놓고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단일화를 겨냥한 회동을 문 후보에게 제안하면서 "각자의 공약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화 방식과 형식만 따지면 진정성이 없고 단일화의 감동도 사라진다"며 "우선 서로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혁신에 대해 합의하자"고 강조했다. 따라서 두 사람의 6일 회동은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보다는 안 후보 제안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도 이날 "민주당이 먼저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정치쇄신에 방점을 두기도 했다.

그러나 안 후보의 전제조건이 충족돼 단일화 협의로 넘어가는 데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당장 이날 회동 제안을 놓고도 문 후보 측은 "안 후보가 문 후보의 어제 제안에 화답했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안 후보의 제안으로 양측 간 회동이 성사돼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문 후보가 전날 "제게 유리한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다"며 "모든 방안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자"고 언급한 내용을 상기시킨 것이다.



안 후보 측 금태섭 상황실장도 이날 "야권 후보 단일화 방법론을 가지고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며 단일화 방식으로 여론조사만을 선호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불식시켰다. 하지만 정치쇄신안을 놓고 양측이 접점을 찾는다 하더라도 단일화 방식과 시기를 둘러싼 결정만큼은 일진일퇴의 거센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했다. 단일화에서 지는 쪽은 사실상 엄청난 출혈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단일화 논의에 적잖은 시간과 줄다리기가 예상돼 이-박 등 지도부 퇴진카드를 이 과정에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측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이-박 퇴진론'에 대해 "(두 사람이) 언젠가 결단을 하리라 본다"며 "마음을 비우는 행동이 용기 있는 실천으로 연결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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