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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융합적으로 학습하는 ‘통합사회’ 과목에 대한 기대

구정화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구정화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삶을 개선해 온 지혜가 축적된 기록이다. 근대화 과정에서 다양한 학문 영역들이 생기면서 지혜는 지식으로 정형화 하고, 그러한 지식은 분과학문 체계로 발전해 왔다. 분과학문은 인간의 삶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론화해 해결방안을 제시하면서 인간의 삶에 영향을 주었고, 분과학문의 지식은 교과목으로 개발돼 오랫동안 교육내용으로 제시돼 왔다.

이러한 학문의 연구 경향은 최근 새로운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보다 복잡하고 다양해진 문제에 직면하게 된 인류가 학문적으로 융합이나 통섭 등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한 것이다. 하나의 현상을 동시에 다각적으로 살펴보는 협동·융합 연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새롭게 발생하는 학문의 상당 부분이 간학문(間學問)이거나 융합 학문의 특성을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개별 학문에서 강조하는 지식의 경계에 갇혀버리는 경우 그 지식의 이면에 존재하는 다른 지식의 내용과 주장, 그리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문제점을 알게 됐기 때문일 것이다. 즉 개별 학문의 편협함으로 인해 현재 우리 삶의 복잡한 문제에 대한 대처능력이 무디어지는 것에 대한 자각의 발로(發露)인 셈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을 핵심 방향으로 현재 개발되고 있는 새로운 ‘통합사회’ 과목은 개별 학문의 편협함을 넘어서서 인문·사회적 소양을 길러주려는 융합적인 교육과정에 대한 시도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 ‘행복 인구 세계화’ 등과 같이 한 교과에서 강조하는 주제가 아니라 인문·사회적 소양과 관련돼 여러 과목에서 다루면서도 융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하는 대주제를 교육내용으로 추출한 점이 우선 눈길을 끈다. 더불어 대주제와 관련해 다양한 측면에서 현상 이해하기,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 파악하기, 관련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 모색하기 등을 성취기준으로 구성하고 있는 점도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할 만하다.



고교 교육현장에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이 본격 적용되는 2018학년도부터, 우리 학생들은 주제 중심으로 통합 교과 내용을 구성하고 있는 ‘통합사회’ 과목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사회를 융합적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고교에서는 ‘세계화’ 현상에 대해 ‘생활과 윤리’ ‘세계지리’ ‘경제’ ‘사회·문화’ 등 개별 과목에 기반하고 있는 각 학문의 관점에서 각각 다르게 가르쳐 왔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세계화와 관련해 중복된 내용을 배우기도 하고 각 학문에서 다르게 사용하는 용어로 학습하면서 정작 세계화 현상을 통합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렇다면 ‘통합사회’를 통해 세계화를 학습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세계화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고 나와 지역사회, 우리나라, 그리고 지구촌에 대해 어떤 측면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주는지, 그러한 전개 양상과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통찰할 수 있는 융합적 안목이나 사고의 기회를 학생들은 갖게 될 것이다.

융합적 사고를 강조하는 ‘통합사회’는 학교교육 방식에서도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개별 학문의 지식에 한정된 내용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기에 학생들이 지식 자체를 기억하는 수동적인 학습으로는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학생들이 협력해 여러 관점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조정하면서 대주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현상과 문제점, 그리고 그에 대한 대처 방안을 토의하는 등의 학생 참여 활동이 이루어져야 제대로 된 수업이 될 수 있다.

미래의 ‘대한민국호’를 이끌어 갈 우리의 자녀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게 되는 ‘통합사회’ 과목에 대한 학습을 통해 인간과 사회를 더욱 깊이 있고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는 창의적인 글로벌 융합인재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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