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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포퓰리즘에 발 묶인 부동산대책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있다. 크게 손해볼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에게 마땅치 않은 것을 없애려 그저 덤비기만 하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부과와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놓고 벌어지는 최근 정치권의 발목잡기를 보면서 기자가 떠올린 속담이다.

정치권의 반대 논리에는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건설사를 집값에 과도한 차익을 얹어 파는 ‘토건족’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깔려 있는 듯하다. 과거 집이 부족해 가격이 급등하던 시기에는 분명히 이런 인식이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법안 통과를 가로막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인식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 ‘부자감세는 안 된다’는 논리가 법안 반대의 이유이기 때문이다.

서민이 어려운데 부자들에게 굳이 감세혜택을 줄 필요가 있을까. 더구나 나라살림이 바닥날 지경이라는 이 시점에서. 향후 10년 내에 내집마련의 꿈이 이뤄질지도 미지수인 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편으로는 야당의 주장에 어느 정도 공감도 된다.

하지만 정책은 특정계층을 위해 ‘마음속 깊은 곳’의 목소리만 담는 그릇이 아니다. 풀어 쓰자면 ‘부자감세 불가’라는 민주당의 프레임처럼 감정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빈대를 미워하는 마음에 초가삼간을 불태우는 것처럼 감정에 치우친 정책은 자칫 우리 사회를 큰 곤경에 빠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양도세와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그렇게 감정적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하우스푸어가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되고 가계의 가장 큰 자산인 주택이 부실화하면서 우리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게 현재의 상황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모든 문제의 발단이 된 주택거래 침체를 해소하는 일이다.

물론 여전히 왜곡된 부동산시장에서 건설사나 투기로 떼돈을 벌던 투기꾼에게 무조건 면죄부를 줄 수 없다는 논리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나라 안팎에서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거래침체와 집값 하락은 이 같은 위기를 더욱 키울 수 있는 뇌관이다. 포퓰리즘에 사로잡혀 빈대 잡는 데 몰두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침체된 시장을 살릴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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