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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원배분회의' 들여다 보니

한미FTA피해 지원·기초노령연금 국고 부담… 사상최대 재정수요 예고<br>'비전 2030' 세부사업도 본격 반영 필요재원 '천문학적'<br>세입확충 한계…차차기정부도 극심한 재정부담 안을듯

지난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재원배분회의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최종욱기자

참여정부의 임기가 다 끝나가는 마당에 사상 최대의 재정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당연히 국가재정 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정부가 작성 중인 국가 중기 재정계획(2007~2011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대책 재원과 기초노령연금 국고 부담 등 천문학적 재정수요가 반영될 예정이어서 국가부채 비율이 폭증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 정부가 발표한 ‘비전2030’ 세부 사업들까지 이번 재정운영계획에 본격 반영될 예정이어서 현 정부는 고사하고 차기 정부는 물론 차차기 정부까지 극심한 재정부담에 시달릴 것이 뻔하게 됐다. 정부는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재원배분회의’를 열고 정부의 중기 재정운용 방향을 결정하는 ‘2007~201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중기 재정운용 여건으로 재정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재원 조달은 큰 어려움에 부딪힐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재정운용계획(2006~2010년)에서는 사실상 제외됐던 한미 FTA 관련 지원예산과 최근 국회를 통과한 기초노령연금 재원대책이 새롭게 추가돼 올해 재정운용계획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두 사업 모두 장기적으로 수십조원에서 수백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재정 투입이 예고돼 있는 반면에 정부 세입이 이를 따라주지 못할 전망이어서 다른 정부 사업의 지출을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기획예산처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수요가 생기는 만큼 기존 정부 사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상당히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 정부가 전격 발표한 대형 국책사업인 ‘비전2030’의 경우 사실상 구체적인 세부 사업들이 올해 재정운용계획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돼 재정 부담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총 1,100조원의 재정이 투입될 이 사업은 지난해 발표 당시 2006~2010년 중기재정운용계획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재원확보 여부 등을 둘러싸고 여론의 거센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중기재정운용계획을 통해 오는 2010년까지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국가부채 비율도 전면 수정될 전망이다. 정부는 당시 국민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올해 33.4%를 정점으로 ▦2008년 32.9% ▦2009년 32.3% ▦2010년 31.3% 등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반장식 기획처 재정운용실장은 “국가부채 비율의 변동 가능성은 세입 충당과 세외수입의 확대, 세출 구조조정 여부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 만큼 지금으로서는 어떠한 전망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FTA나 기초노령연금 모두 소요재원의 크기가 보통이 아니고 사업의 성격이 ‘이전재원’이라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며 “이전재원은 한 번 사업비를 늘리면 나중에 줄이기가 굉장히 힘들어 국가부채는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한미 FTA 대책을 둘러싸고 개방정책과 재정정책 사이에서 큰 모순에 빠졌다”며 “무조건 국민 세금으로 피해업종을 지원하다가는 재정 위기는 물론 근로의욕 상실을 초래해 우리 경제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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