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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앤조이] 바둑, 행마 좇다보면 EQ도 '쑥쑥'

초등학생 대상 실험 기억력 등 향상<br>'왕따' 어린이에겐 의사소통기회 제공

바둑은 '왕따' 어린이에게는 의사소통의 기회를,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아이에게는 상대방을 인정할 줄 아는 지혜를 준다. 최근에는 바둑이 초등학생들의 정서지능(EQ)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논문이 나오기도 했다.

[리빙앤조이] 바둑, 행마 좇다보면 EQ도 '쑥쑥' 초등학생 대상 실험 기억력 등 향상'왕따' 어린이에겐 의사소통기회 제공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바둑은 '왕따' 어린이에게는 의사소통의 기회를,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아이에게는 상대방을 인정할 줄 아는 지혜를 준다. 최근에는 바둑이 초등학생들의 정서지능(EQ)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논문이 나오기도 했다. 직장인 김동휘(서울 성동구)씨는 최근 자신의 아들 록현(9)군의 셈이 빨라지고, 집중력이 좋아진 것을 '바둑' 덕분이라고 말한다. 김씨는 "주의력이 산만한 아들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는데 아들을 바둑학원에 보내고 있는 누나의 권유로 내 아들도 가르치게 됐다"며 "1년 넘게 배운 지금 집중력이 많이 좋아지고 세 자릿수 계산까지 척척 해낼 정도로 셈하는 능력도 좋아진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물론 바둑을 배우는 모든 어린이들이 이런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며 록현군이 전적으로 바둑때문에 능력이 좋아졌다고 보는 것도 무리가 있다. 하지만 치열한 두뇌 싸움인 바둑이 지능개발에 좋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최근 '바둑교육이 초등학생의 정서ㆍ지능 발달과 바둑지식 습득에 미치는 효과'를 주제로 한 논문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바둑교육을 받은 초등학생들의 정서지능(EQ)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바둑교육 후 정서지능 점수 향상돼=논문 저자인 이혜정씨(명지대학교 바둑학과 대학원)는 바둑교육이 초등학생들의 EQ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검증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20주간 2개 초등학교 4학년 19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194명 중 55명에게는 바둑교육을 시키지 않았고 68명에게는 바둑판강의 등 전통식 바둑교육방법을, 나머지 71명에게는 파워포인트 등을 이용한 흥미유발 바둑교육방법을 20주간 지속한 후 학생들의 교육전후 정서지능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바둑교육을 실시한 집단의 정서지능전체점수(108.93)가 실시하지 않는 집단의 점수(105.62)보다 높게 나왔다. 통계학적으로 이 같은 차이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흥미유발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정서지능점수가 전통식 교육을 받은 학생들보다 4.5점 높게 나와 흥미 있는 교육방법이 정서지능 향상에 보다 효과적임을 알 수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EQ(Emotional Quotient)란 90년대이후 본격적으로 대두된 개념으로 자기표현을 조절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데 필요한 능력으로 자신과 타인의 정서를 평가하고 표현하는 능력, 삶을 계획하고 어떤 것을 성취하기 위해 정서를 이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정서지능은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정서인식능력', 감정을 상황에 맞는 행동이나 표정으로 나타낼 수 있는 '정서표현능력', 상대방의 말을 능동적으로 청취하고 받아들이는 '감정이입능력',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조절해 불안, 흥분 등 부정적인 정서를 잘 대체하며 가족 및 학교에 긍정적인 감정을 가질 수 있는 능력 등을 나타내는 '정서조절능력'을 포함한다. ◇프로바둑기사가 본 바둑의 효과는?=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정수현 프로9단은 그의 저서 ‘인생과 바둑’에서 바둑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 바둑을 만들었다고 거론되는 인물 중 하나인 옛날 중국 요임금은 싸움을 좋아하고 포악한 성품이었던 아들 ‘단주’를 교육하기 위해 바둑을 이용했다. 이는 바둑이 어린 세대를 교화하기 위한 교육적 용도로 예부터 사용됐음을 뜻하는 것이다. 정 교수는 “실력이 좋아질수록 수의 변화를 추리하는 활동은 필수적이며 이 과정에서 기억력, 판단력, 추리력 등과 같은 사고능력을 활발하게 사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어떤 어린이들이 동네바둑교실 찾나?=그렇다면 실제 동네바둑교실에는 어떤 어린이들이 찾아올까.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본인이 바둑을 배우고 싶다고 부모의 손을 이끌고 오는 어린이가 있는 반면 인성교육 및 집중력, 사고력 증진에 좋다는 말을 듣고 부모에 손에 이끌려 오는 어린이도 있다. 정기근 유현바둑교실 원장은 “최근에는 학교생활에 잘 적응을 못하거나 주의가 산만해 교육 목적으로 바둑을 배우려는 어린이들이 30%이상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장은 또 “바둑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어린이에게는 의사소통기회를 제공해주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아이들이 상대방을 인정할 줄 아는 지혜를 갖게 도와준다”고 덧붙였다. 정원장의 경우 입문초급단계(30급~19급, 바둑은 급수가 적어질수록 실력이 좋다)에는 사교성에, 중ㆍ고급단계(18급~1급)에는 사고력 증진에 초점을 맞춰 교육한다. 구의바둑교실의 윤영운 원장은 “주의가 산만한 아이가 단시간내 개선되지는 않지만 1년이상 꾸준히 수련해 급수가 올라간 학생들 중에는 집중력이 향상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신과 의사가 본 바둑의 효과=유단자급 바둑 실력을 갖춘 한 종합병원 정신과 의사는 바둑을 '비교적 건전한 오락'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바둑을 두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등의 효과를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며 아이에게 배움을 강요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의사는 "바둑은 마주한 상대가 자기생각대로 두지 않는 것을 경험하면서 사회가 호락호락하지 않는 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며 "운동, 등산과 같은 일종의 취미생활로 생각하고 즐기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몸을 움직이기 보다는 앉아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운동을 병행하는 등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입력시간 : 2007/02/0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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