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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압박 주범 중대형 미분양 소진 힘들 듯

■ 양도세 감면 결국 9억 이하로<br>5년후 1억 차익땐 세금 수천만원 차이<br>한숨 돌리려던 건설사 "핵심 빠졌다" 실망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한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방안은 결국 정치권의 반대로 대폭 후퇴된 수준에서 확정됐다. 24일 여야 조세소위 의원들은 부유층에 대한 세제 감면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당초 정부안에 포함됐던 9억원 초과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 방안이 무산되면서 가뜩이나 수요자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중대형 미분양 주택의 거래는 한동안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의 부동산경기에 달려 있기는 하지만 이번에 미분양을 구입한 후 5년 이내에 되팔 때 1억원가량의 차익이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세제 감면 여부에 따라 최소한 수천만원의 자금을 아낄 수 있어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수요는 사실상 실종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금압박의 주원인이었던 미분양 주택을 이번 기회에 대거 소진해 한숨 돌리려 했던 건설사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준이 되는 9억원을 전후한 가격대의 주택에서 양도소득세 감면효과는 상당하다. 예를 들어 분양가 9억5,000만원짜리 미분양 주택을 구입해 3년 후에 10억5,000만원에 1억원의 차익을 남기고 매각한다고 가정했을 때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는 3,500만원(양도세율 35%, 공제 등은 적용하지 않은 기준임)이다.

하지만 세제 감면 대상이 되는 8억원짜리 미분양 주택을 올해 안에 구입해 5년 이내에 똑같이 1억원의 양도차익을 남기고 판다면 세금으로 내야 할 3,500만원이 고스란히 수익으로 남게 된다.

개정안이 여야 협상을 통해 수정되면서 9억원 초과 미분양 주택은 철저히 외면 받게 될 이유다.

특히 이미 1주택자는 3년만 보유하면 양도세를 내지 않기 때문에 9ㆍ10대책에 따른 양도세 감면 혜택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다주택자다. 세제 감면을 기회 삼아 차익을 노려보거나 임대사업을 고려한 일종의 투자자들임을 감안하면 중소형 평형의 미분양 주택은 빠른 소진을 기대해볼 수 있으나 값비싼 중대형 아파트는 '갈 길을 잃은' 처지에 놓이게 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6만9,511가구. 업계에서는 이 중 9% 안팎인 6,200여가구가 세제 감면 대상에서 제외된 9억원 초과 주택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이날 조세소위 통과로 양도세 감면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9월24일부터 12월31일까지로 확정됐다. 이 기간에 미분양 주택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9ㆍ10대책 발표일 후부터 23일까지 계약 일정이 끝나 미분양이 된 주택도 대상에 포함된다.



◇건설사 "중대형 미분양 대안 빠졌다"=건설사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추석 전 양도소득세 면제안이 통과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건설업계의 요구사항 반영은 고사하고 기존 대책안에서조차 후퇴한 것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9억원 초과 주택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3개월의 짧은 기간 안에 어떻게든 미분양분을 떨어내려 했던 업체들로서는 아예 분양 자체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는 반응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9억원 초과 주택은 대부분 중대형 아파트인데 이를 제외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심각한 중대형 미분양에 대한 대책은 빠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적용 기준 시점을 대책발표일로 소급적용하지 않고 신규 미분양에 대해서는 혜택이 없다는 점도 건설업계로서는 불만이다. 이는 대책 발표 후 건설업계가 꾸준히 개선을 건의해오던 사항이다. 특히 올 4ㆍ4분기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오히려 신규 분양을 어렵게 하는 대책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기존 미분양은 일부 줄어들겠지만 그 이상으로 신규 미분양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지 않고 겉만 번지르르한 대책만 내놓은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수요자 위주로 일부 미분양물량이 소진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제기됐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그나마 9억원 이하 주택이라도 양도세 면제 혜택을 보게 돼 추석 이후에 시장이 소폭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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