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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사진밑 <목포제일정보고 졸업생들, 기구한 사연 '눈길'>-박용순 사진 1명만 들가고
입력2011-02-09 19:07:44
수정
2011.02.09 19:07:44
지난 1961년 개교, 지역사회 평생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은 전남 목포 제일정보 중고등학생 641명이 10일 빛나는 졸업장을 받는다. 영광의 졸업장을 받는 학생들의 기구한 사연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평생 눈뜬 장님으로 살았는데 내 인생에 불을 밝힌 것 같아 정말 행복하다”는 이들부터 70세가 넘는 고령자까지 사연도 가지가지다. 이번 제23회 졸업식에서는 중학생 256명, 고등학생 385명이 졸업장을 받는다.
졸업생 가운데 중학교 최고령자는 박용순(73ㆍ여)씨. 박씨는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8호 강강술래 예능보유자로 진도에서 차를 세 번이나 갈아타고 등교하는 열정을 보였다. 한문을 가장 좋아했던 그는 집에서도 틈나는 대로 한자를 쓸 정도로 한자에 대한 관심이 깊다고 담임교사는 전했다.
또 중요무형문화재 박종숙(57)씨도 고교를 졸업하고 순천명신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한다. 인간문화재로 지정되면 140학점이 인정돼 대학교를 수료한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 박씨는 “평생 학교에 다니지 못한 것이 한이었다. 학교에 다니기 전까지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쓸 때도 자신이 없어 망설일 정도였다”며 “중ㆍ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지금 너무나 자신 있게 쓸 수 있어 배움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절감한다”고 밝혔다.
고교 졸업생 최정순(69)씨는 일찍 남편과 사별하고 목포역 근처에서 잡화가게를 하며 자식들을 대학까지 가르치고 나서 뒤늦게 입학했다. 가게 문을 일찍 닫고 등교해 수입이 줄었지만, 돈과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 충만했다는 그는 방송통신대학 교육학과에 합격해 꿈을 이어간다.
일찍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 밑에서 중학교를 졸업했던 공병열(49)씨도 고교 졸업장을 받는다. 그는 할아버지를 여의고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전기기술자로 평생을 살면서 지역자율방범대와 지역자율방재단 재난안전구조대원으로 20여 년을 한결같이 봉사해 왔다. 연간 300여 가구에 전기, 소방, 통신, 안전시설 정비 봉사를 한 그는 강진 성화대 항공전기전자학과에 합격했다.
안타까운 졸업장도 있다. 못 배운 한을 풀고자 중·고등학교에 입학한 조모(여), 명모(여)씨는 재학 중 숨져 명예 졸업장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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