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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처럼 생각으로 사물조종 길 열어

■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이흥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적은 데이터로 원래 신호 복구하는 압축센싱 기술 개발

거대 데이터 처리 문제 해결

초음파 영상장치·분광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1월 수상자인 이흥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가 연구실에서 연구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아직 뇌파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기에 부족하지만 연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서울경제신문이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1월 수상자로 선정된 이흥노 광주과학기술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는 "연구 과정에서 실용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산업화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연구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기존 정보통신·신호처리 시스템은 원하는 해상도에 비례하는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해 고해상도의 신호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해상도에 버금가는 거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실제 산업현장 등에서 사용되는 소형 분광기는 휴대가 가능한 반면 해상도는 실험실용 분광기보다 훨씬 낮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높은 해상도와 휴대성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만 선택해야 했던 것이다. 분광기란 물체로부터 나오는 빛의 파장 세기를 측정해 물체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기구로 음식의 성분 분석에서부터 마약 탐지, 의약품의 순도 분석, 문화재 감정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된다.

이 교수는 압축 센싱 기술을 활용해 적은 양의 데이터로 높은 수준의 해상도를 압축해 복구해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압축 센싱 기술이란 2006년 정보이론 학술지에서 발표된 이론으로 매우 적은 수의 샘플로도 원본 신호를 표현하거나 복구할 수 있는 이론을 뜻한다. 다시 말해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화하는 과정을 보다 간소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정보통신 신호처리 과정에서 신호를 아주 적은 양으로 압축해 얻은 후 이를 정보 손실 없이 복구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압축 센싱 기술을 통신 분야의 이론인 부호이론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압축률을 크게 높인 '다중 압축센싱 기술'을 개발했다.



이 교수가 개발한 다중 압축 센싱은 기존의 압축 센싱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여러 개의 센서로 정보를 모을 때 분산된 개별센서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지 않고도 퓨전센터와의 통신만으로 정보를 빠르고 간소하게 취득·복원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여러 개의 센서로부터 수집한 신호군에서 원하는 정보를 추출하는 뇌-컴퓨터 접속장치, 초음파 영상장치, 분광기, 무선 센서네트워크 등에 응용될 수 있다. 이러한 다중 압축 센싱 모델을 이용하면 각 센서에서 얻은 신호를 모아 그 정보량을 늘려 원래의 신호를 알아내는 협력복원에 유리하다. 협력복원을 이용하면 센서가 늘어날수록 각 센서에서 측정해야 하는 정보량을 줄일 수 있어 센서의 소비전력 개선이나 통신 트래픽 감소, 영상이나 이미지 파일의 압축률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교수의 연구성과는 기초연구에 머물지 않고 차세대 협력통신과 보안통신, 센서 네트워크, 플래시 메모리, 고해상도 분광기, 뇌-컴퓨터 접속 시스템, 초음파 이미징 등에 응용될 수 있어 정보통신 분야 핵심 화두인 거대 데이터 처리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 사례가 나노 해상도의 소형 분광기 개발이다. 이 경우 필터의 개수가 적어 정보가 불충분한 경우에도 하드웨어를 변경하지 않고 압축 센싱을 이용한 알고리즘을 추가해 분광기의 해상도를 크게 높였다. 이를 통해 얻어진 고해상도 정보는 마약 탐지나 오염확인 등에 활용될 수 있는 휴대용 고해상도 분광기 개발 등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뇌-컴퓨터 접속시스템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경우 대용량의 신호처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장비의 부피가 컸으며 두피에 전도성 젤을 발라야만 했다. 하지만 다중 압축 센싱 기술을 이용하면 신호처리를 보다 단순화해 장비의 크기도 줄일 수 있으며 전도성 젤을 사용하지 않고도 접속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뇌-컴퓨터 접속 시스템은 손이나 발의 움직임을 상상했을 때 뇌에서 발생하는 뇌파 신호를 획득하고 분류해 헬리콥터나 휠체어·전등·컴퓨터 등의 외부 장치를 조정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실제로 손이나 발을 움직이지 않고 상상만으로 신호를 얻을 수 있어 차세대 기계제어 인터페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이 구현될 경우 영화 '아바타'에서처럼 사람이 상상이나 생각을 할 때 발생하는 뇌 신호만으로 사물을 조정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영화에서처럼 실시간으로 정교하게 조정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지만 점차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상상이 현실화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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