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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때문에…" ETF 일본증시 상장 연기

외국인 매도공세로 주가 단기급락<br>미래에셋자산운용 10월후로 미뤄



외국인들의 매도공세에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미끄럼을 타면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해외상장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2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당초 'TIGER삼성그룹주ETF'와 'TIGER현대차그룹주ETF'를 6월 일본증시에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상품의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주가가 단기 급락하자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증시 침체로 투자자들이 ETF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불확실해짐에 따라 당분간 시장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ETF는 특정 지수나 자산가격의 움직임에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개별 종목에 비해 안정성이 크다. 국내 ETF 시장은 지난 2002년 순자산총액 3,400억원에서 출발해 현재는 11조원까지 몸집이 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기준 일본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국내 시장(95억달러)보다 4배가량 큰 430억달러 수준이다. 특히 일본의 ETF 시장은 4월(380억달러)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일본증시 상장을 시작으로 아시아 ETF 시장에 진출해 국내 ETF의 경쟁력을 입증하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5월 그리스총선을 앞두고 세계경제에 대한 우려가 퍼지면서 주요국들의 증시가 하락하며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4월 초 1만포인트를 웃돌았던 일본 닛케이지수는 5월 8,500선까지 밀려났고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도 2,000선에서 1,780까지 밀리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번 ETF의 핵심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도 하락했다. 5월 초 140만원선을 웃돌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던 삼성전자가 110만원대까지 떨어졌고 현대차도 4만원가량 하락했다. 기초자산이 약세를 보이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상장계획을 10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이번 ETF가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기초자산인 만큼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줄 수 있는 증시환경이 와야 상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국내증시와 일본증시가 불안하면 상장계획을 더 연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증시침체로 이번 상장계획을 미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의 해외 상장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종목이라 일본증시에 상장하는 것만으로도 상징성이 크다"며 "삼성전자의 주가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든 일본시장에 먼저 진출하는 것이 실익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도 "상장을 미뤘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 1년 동안 많은 준비를 한 만큼 시장상황이 좋아지면 곧바로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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