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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앞둔 우리은행 몸집 불리기

다른 은행보다 1%P 싼 금리로 공격적 가계 대출


올해 매각되는 우리은행이 최근 공격적인 가계대출에 나서고 있다. 통상 가계대출의 60~70% 수준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신용대출 등에서 타행 대비 크게는 1%포인트 이상 싼 금리로 고객을 잡고 있는 것. 시중은행들은 민영화를 코앞에 둔 우리은행의 자산 불리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출 경쟁이 과열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5일 은행연합회 등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분할상환방식, 만기 10년 이상)는 3.57%로 은행 가운데 가장 낮다.

다른 은행은 기업 3.96%, 하나 3.90%, 국민 3.82%, 신한 3.68% 등으로 우리보다 최대 0.4%포인트가 높았다.

특히 금리 흐름을 보면 우리은행의 대출 정책이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음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실제 대부분의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1월 금리를 지난해 9월 대비 0.2%포인트 내외로 올린 데 반해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3.96%에서 3.57%로 낮췄다.



이런 흐름은 신용대출에서 더 심해진다.

1월 우리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09%로 지난해 9월 말 5.65%보다 0.56%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5.39%에서 6.52%, 신한은행은 5.10%에서 5.53%로 금리가 크게 올랐다. 우리은행과 격차가 많게는 1.5%포인트에 가깝다. 이런 공격적 영업 때문에 우리은행의 1월 말 가계 대출 잔액은 70조7,034억원으로 지난해 10월 말보다 2조4,544억원이나 늘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이 7,321억원, 하나은행이 500억원 정도 가계대출 잔액이 줄었음을 감안하면 대출 증가세는 도드라진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4·4분기부터 우리은행이 적극적으로 대출 자산을 늘리는 모양새"라며 "영업점에서 경쟁을 제대로 하려면 금리를 더 낮춰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민영화와 연계한 해석도 나온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매각 이후 입지를 강화하려면 아무래도 자산을 늘려놓는 게 낫지 않겠냐"며 "고객에게는 혜택이 있겠지만 은행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 자칫 출혈 경쟁이 재연될까 염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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