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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안병익 씨온 대표

위치기반 SNS로 모바일 신세계 열었죠<br>출시 2년만에 가입자 200만명… 씨온, 한국의 포스퀘어로 떠올라<br>SKT T스토어 SNS 부문 1위도<br>지역상권 등 접목 씨온샵 통해 '디지털 전단지'로 자리매김 할것




너도나도 캡틴을… '모바일 신세계' 열렸다
[CEO&Story] 안병익 씨온 대표위치기반 SNS로 모바일 신세계 열었죠출시 2년만에 가입자 200만명… 씨온, 한국의 포스퀘어로 떠올라SKT T스토어 SNS 부문 1위도지역상권 등 접목 씨온샵 통해 '디지털 전단지'로 자리매김 할것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시원하게 씨온하였습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씨온 본사. 십수명 남짓한 직원들이 뚫어져라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직원들은 연이은 폭염에 땀을 훔쳤지만 표정에는 진지함과 웃음기가 서로 교차했다. 모니터 화면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씨온에 접속하는 전국 200만 사용자들의 현황이 속속 올라왔다. 서울시청에 민원 업무를 보러 왔다가 '발 도장'을 남긴다는 회원에서부터 제주도 올레길에 휴가 온 김에 씨온에 접속했다는 사람까지 사연도 가지각색이었다. 어떤 회원은 아침에 출근해보니 자기 집을 이웃에 사는 누군가에게 빼앗겼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안병익(44ㆍ사진) 씨온 대표는 "최근 회원 수가 갑작스럽게 느는 바람에 일이 많아졌다"며 "집을 빼앗긴 회원은 특정 장소의 주인을 의미하는 '캡틴' 자격을 잃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어린 시절을 '기계를 좋아하던 개구쟁이'로 기억한다. 또래 아이들보다 유난히 기계에 흥미를 가진 덕분에 조용할 날이 없었다. 집에 있던 TV와 라디오ㆍ전축 등은 물론 친구 집에 있던 가전제품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쳐 분해됐다가 다시 조립되는 수난을 겪었다. 이 때문에 부모님들한테 혼나기 일쑤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호기심이 넘쳤던 것 같아요.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다 보니 딱히 놀 거리가 없기도 했고요. 지금이야 신기한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당시에는 전기로 작동하는 것은 모두가 신기할 따름이었어요. 도대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궁금해서 분해를 해봤지만 당연하게도 조립은 역부족이었습니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꼭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됐다는 게 그나마 수확이었습니다."

안 대표는 이후 대학에서 전산학과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했다. 전문성을 살려 연구원이 되거나 강단에 서겠다는 포부도 세웠다. 그때까지만 해도 창업을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계획에 없었다. 어려서부터 사업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 탓에 사업만은 절대로 안 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3년 서울 우면동에 있는 KT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연구실과 집만 오가는 얌전한 생활의 연속이었지요."

그는 처음에는 통신 선로를 연구했으며 1995년 지도상의 지형과 지물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완성시켰다. 그는 "이후 전화번호와 GIS를 접목한 신규 서비스를 개발했는데 무척 흥미로운 세계였다"며 "전국 곳곳을 누비고 다닌 것도 큰 경험이 됐다"고 회상했다.

연구원 생활에 점차 적응해가던 1998년 안 대표는 기로에 맞닥뜨린다. 동료들과 함께 KT에서 사내 1호 벤처기업을 설립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 위기로 모든 것이 어수선했지만 위기가 기회라는 생각이 그를 창업으로 이끌었다. 같이 일하던 직원과 함께 KT를 나와 회사를 차리고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보다 훨씬 냉혹했다.

"겉으로는 동료들의 꼬드김에 넘어간 것이라고 말했지만 막상 창업을 해보니 '사업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문제는 열정 하나만 믿고 무턱대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사업 경험이 없는 연구원들이 주축인 탓에 실패만 거듭했습니다."

첫 창업에서 얻은 혹독한 시행착오는 이후 단단한 밑거름이 됐다. 사업 자체가 주는 보람과 희열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연구원 생활에 비해 위험도는 컸지만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안 대표는 2000년 위치 기반 서비스 전문업체 포인트아이를 설립하고 다시 한번 세상에 뛰어든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련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휴대폰을 이용해 주변 상점을 찾고 식당을 예약하는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너무 시대를 앞서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인트아이 창업은 시련의 절정이었습니다. 창업 직후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면서 수많이 벤처기업이 문을 닫았습니다. 포인트아이 역시 투자자를 찾지 못해 2년 동안 별다른 매출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직원들 월급을 주지 못할 때의 괴로움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창업 멤버 대부분이 회사를 떠났더군요."

괴로움의 연속이었지만 안 대표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 IT 서비스 구축, 무선 인터넷 솔루션 개발 등 닥치는 대로 일감을 찾았다. 대기업에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정부 국책과제를 수행하며 모든 자금은 모조리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이후 포인트아이는 업계의 주목을 받으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선다. 연 매출 130억원을 넘어선 2006년 코스닥에 상장됐고 2009년에는 KT와 전격적인 업무협력을 체결했다. 휴대폰을 통해 상대방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친구 찾기' '미아 찾기' 등이 안 대표의 작품이다.

"회사를 포기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때 직원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됐습니다. 기술력이 있으니 언젠가는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말에 흔들리는 마음을 다시 붙잡았습니다. 한 우물을 파야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교훈 역시 여실히 깨달았죠."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상복도 쏟아졌다. 2002년에 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받은 이래 2006년에는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과 건설교통부 장관 표창을 받았고 2007년에는 벤처기업대상 시상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선다. 포인트아이를 매각하고 다시 창업 전선에 뛰어든 것이다. 스마트폰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던 2010년 5월 씨온을 설립하고 같은 해 8월 위치 기반 SNS 씨온을 내놨다. 이동통신사와의 협력이 아닌 독자 서비스로 승부를 보겠다는 열망에서였다.



"모바일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습니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순식간에 업계의 판도가 뒤바뀌고 있었습니다. 스마트폰과 위치 정보가 만들어내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바로 거기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의 포스퀘어'로 불리는 씨온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가입자는 출시 2년 만에 200만명을 넘어섰고 매월 20만명씩 신규 회원이 늘고 있다. 출시 1년 6개월 만에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한 포스퀘어에는 못 미치지만 씨온 가입자 대다수가 국내 가입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라는 평가다. 이달 초에는 SK텔레콤의 T스토어에서 SNS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안 대표는 가입자를 꾸준히 확보하는 한편 지역 상권을 접목한 '씨온샵'을 통해 수익원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씨온은 휴먼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교집합을 추구한다는 것이 안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국내 전체 소비 중 민간 부문의 시장 규모가 640조원인데 이 중 온라인 시장은 24조원에 불과하다는 것. 나머지는 전국 400만명의 자영업자들이 담당하는데 대다수가 전단지 같은 전통적인 마케팅에 의존하고 있다.

안 대표는 "현재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3,000만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씨온이 국내 시장의 '디지털 전단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연말에는 중국과 일본 등 해외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안병익 대표는
▦1969년 충남 천안 ▦1991년 대전대 전자계산학과 ▦1993년 KT연구개발원 ▦2000년 포인트아이 대표이사 ▦2002년 정보통신부 장관 표창 수상 ▦2007년 연세대 컴퓨터공학과 박사 ▦2007년 국무총리 표창 수상 ▦2010년~ 씨온 대표이사 및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



내 위치 알려 주변사람과 친구 맺는 신개념 서비스
■ 위치기반 SNS 씨온은
이지성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문업체 씨온이 운영하는 씨온은 자신의 위치를 기록해 주변 사람이나 상점과 친구를 맺는 위치 기반 SNS다. 전반적인 구성은 먼저 출시된 미국의 포스퀘어와 비슷하지만 '캡틴 선정'과 같은 게임 요소를 접목해 호평을 받고 있다.

씨온은 최근 출시 2년 만에 가입자 200만명과 다운로드 300만건을 돌파했다. 가입자들이 그동안 등록한 장소만 50만개에 달하고 누적 체크인(특정 장소를 등록하는 것)도 7,000만건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9만5,000여건의 장소가 공유된 것으로 찍힌 발자국을 성인 걸음으로 환산하면 지구 한 바퀴를 돌고도 남는다.

씨온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서울 강남역이다. 누적 체크인이 15만건에 달해 그만큼 캡틴을 차지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말에는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씨온은 올해 초 지역상권을 겨냥한 마케팅 플랫폼 '씨온샵'까지 추가로 선보였다. 기존 SNS와 소셜커머스의 장점을 결합한 씨온샵에는 벌써부터 미스터도넛ㆍ버거헌터ㆍ매드후라이치킨 등 외식업체와 지역 업체들의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이 같은 경쟁력을 인정 받아 벤처투자회사인 코오롱인베스트먼트와 대성창업투자 등에서 26억원의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씨온샵은 매장 근처에 있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각 점포에 맞는 메뉴와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실질적인 매출 상승을 이끌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까지 전체적인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출시 8개월 만에 30배가량 매출액이 증가하는 등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씨온은 800여개인 씨온샵 등록 점포를 올해 말까지 1만개까지 늘리고 하반기 중 모바일 결제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씨온은 위치 기반 SNS '씨온'을 활용하면 전국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 마케팅과 각 개별 점포의 상황에 맞게 상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씨온샵 마케팅 모두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대표는 "모바일 소셜 마케팅 플랫폼인 씨온샵이 온라인 마케팅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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