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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기 걸친 라틴아메리카 변천사

■ 오래된 신세계/ 숀 윌리엄 밀러 지음, 너머북스 펴냄


1492년 에스파냐 왕실의 후원으로 항해에 나선 이탈리아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발견한 신대륙 아메리카. 콜롬버스는 자신이 발견한 신대륙이 사람들로 가득 찬 새로운 세계라고 기록했다. 하지만 우리는 신대륙을 개발이 안 된, 그래서 미개한 땅이라는 통념을 갖고 있다.

환경사 및 식민사 연구학자인 숀 윌리엄 밀러 미국 브리검영대학 교수는 당시 인구가 4,000만∼7,00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살았고 그 대부분이 지금의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멕시코 계곡에 있던 아스텍 제국의 도시인 테노치티틀란, 텍스코코에만 각각 20만명이 넘게 살았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보다 도시 규모가 컸다는 얘기다.

책은 옛날 아메리카가 사람들로 가득 찼으며 왕성한 생산력의 자연과 생산기술을 가진 문명이 공존하며 가장 많은 인간을 먹여 살렸던 오래된 세계였다고 말한다. 1492년 콜럼버스 이후 유럽인들이 들어온 1세기 동안 각종 질병과 세균에 의해 선주민의 90%가 몰살되자 동식물이 우거진 그야말로 '신세계'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식민주의의 유산 때문에 라틴아메리카 대륙이 수탈 당하고 고통 받았다는 시각은 매우 좁은 관점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더 나아가 신생 공화국이 세워진 후 선주민을 포함한 자연은 더욱 수탈당했으며 화석 연료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산업화 시대부터 라틴아메리카 대륙은 더욱 황폐해졌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당시 그렇게 많은 인구가 살아갈 수 있었던 비결로 자연과 공존하면서 이들이 이룩한 농업적 성과에 주목한다. 그곳에는 인류 문명의 진보를 상징하는 바퀴나 철기가 없었지만, 땅을 비옥하게 하는 지혜를 바탕으로 엄청난 수확을 거뒀다는 것. 예컨대 숲을 태워 땅을 기름지게 하는 화전이다. 또한 아스텍 문명의 농법인 '치남파'에는 곡식 있는 곳에 물을 대는 게 아니라 물이 있는 곳에 곡식을 심는 역발상의 지혜가 있었다. 잉카 제국의 가파른 계곡에 만든 계단식 밭은 그 견고함에 혀를 내두르게 한다.



저자의 라틴아메리카 환경사는 콜럼버스의 발견 이전에 존재했던 문명사에서 출발해 식민지 시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독립, 그리고 현재의 산업화와 도시화에 이르기까지 6세기에 걸쳐 인류의 역사적·사회사적 사건이 환경에 미친 궤적을 숨가쁘게 쫓아간다.

저자는 "라틴아메리카 선주민들도 자연을 소비의 대상으로 삼았지만 그들은 자연을 두려워할 줄 알았다는 점에서 우리와 달랐다"며 현재 우리 인류에게 닥친 식량 부족, 환경 부족 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선주민의 지혜에서 실마리를 찾을 것을 제안한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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