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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국가 오일머니 '흥청망청'
입력2004-11-17 16:57:33
수정
2004.11.17 16:57:33
선심성 정책 남발…지속성장 걸림돌 우려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산유국들이 고유가로 벌어들인 막대한 오일달러를 선심성 정책에 흥청망청 낭비하고 있어 지속적 경제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올해 고유가에 힘입어 정부지출을 50%나 늘렸다. 하지만 지출내역을 살펴보면 빈민층에게 교복을 무료로 제공하고 러시아에서 공격용 헬리콥터를 구매하는 등 경제와 무관한 지출이 상당수였다.
또 루시오 구티아레즈 에콰도르 대통령은 시위에 나선 퇴직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연금지급을 크게 늘리고 석유안정화기금을 국가재정으로 돌리기도 했다.
멕시코에서는 야당이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긴축예산안 통과를 무산시키고 내년에 들어올 오일달러를 모두 시중에 풀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중남미 국가들이 오일달러를 가지고 정권 지지도를 높이기 위해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자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남미 국가들은 과거에도 고유가로 불어난 예산을 낭비하다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자 큰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실제로 멕시코의 경우 지난 82년 유가하락으로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급기야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석유수출로 큰 돈을 버는 국가들은 경제개혁에 무관심하고 외국으로부터의 투자유치를 등한시 해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경우가 자주 있다고 지적했다.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헤지펀드의 한 매니저도 “중남미 국가들은 장래에 대한 대비 없이 막대한 오일달러를 지금 다 소비하는 데 여념이 없다”며 “이는 미래의 경제성장을 담보할 중요한 기회를 스스로 놓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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