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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 비리 의혹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언론사 인터뷰 녹취록이 공개됐다.
녹취록에서 고인(故人)은 허태열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총선용 자금으로 7억원을 건넸고 김기춘 직전 비서실장에게도 10만달러를 줬다고 주장했다.
또 “권력 핵심에 있는 사람이 말하면 무시 못한다”고 말해 이들이 머저 금품 요구를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1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고인(故人)과의 인터뷰 녹취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성 전 회장은 허 전 비서실장에 대해 “2007년 대선 캠프 때 (허 전 비서실장을)많이 도왔다”며 “기업에 있는 사람들이 권력 핵심에 있는 사람들이 말하면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품을 허 전 비서실장이 요구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어 “리베라 호텔에서 만나서 몇 차례에 걸쳐 7억을(줬고)…”라며 “사실 그 돈을 가지고 총선을 치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전달 방법에 대해서는 “서너 차례 내가 직접 줬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대한미국에서 제일 깨끗한 사람으로 돼 있잖아요”라며 운을 뗀 후 “2006년 9월에 VIP 모시고 벨기에 독일 갔을 때 내가 10만달러를 달러로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줬다”고 주장했다.
성 전회장의 주장에 대해 김 전 비서실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매우 악의적”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롯데호텔에서 이 같은 행동이 가능하겠는가”라며 “탈의하고 운동하는 곳이고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헬스클럽에서 어떻게 금품수수가 가능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생존해야 규명이 되는데 망자를 상대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정말 말이 안 되는 얘기인데 그럴듯하게 포장이 되니까 참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성 전 회장에 대한 부검 중 바지 주머니에서 김기춘·허태열 전 비서실장을 포함 5~6명의 이름과 금액이 적혀 있는 메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중 1명은 날짜까지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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