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은행 전산망 마비시킨 지역주택조합 광풍

대형건설사 시공 앞둔 평택 조합 <br>"청약금 먼저 넣으면 동·호수 유리" 법적 제약 없는 점 활용해 홍보<br>신청자 일시에 몰리며 과부하… 24일 국민銀 전산망 한때 중단


지난 24일 KB국민은행 전산망이 두 시간가량 마비된 사건 이면에는 최근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지역주택조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원 모집 방식에 법적 제약이 없는 점을 활용, 롯데건설이 시공 예정인 평택의 한 지역주택조합이 청약 신청금(900만원)을 먼저 넣을수록 유리한 동·호수를 지정할 수 있는 경쟁 방식을 도입한 결과 청약금이 대거 몰리면서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25일 KB국민은행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 평택 지제역 인근에 공급 예정인 '평택 지제 센토피아' 아파트의 1차 조합원 모집이 과열을 빚으면서 KB국민은행 전자금융거래가 24일 일시 중단됐다.

사건은 이렇다. 예금주인 무궁화신탁이 지정한 국민은행 계좌가 오전10시에 열리면 신청금 900만원을 넣고 동·호수를 지정하는 방식인데 신청자가 일시에 몰려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1차 조합원 모집물량인 3,300가구(전체 5,100가구) 중 3,000가구 이상이 마감됐다는 분양업자들의 말이 사실일 경우 270억원가량이 순간적으로 집중된 셈이다.

이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모집을 시작하자마자 중소형 평형은 동이 났고 현재 30평대와 40평대 일부만 남은 상황"이라며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지만 대형사인 롯데건설이 시공해 브랜드 가치가 높은 것이 주요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일반적이지 않은 청약이 가능한 것은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 모집 방식에 법적인 제약이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공개모집이든 수의계약이든 그때그때 조합이 원하는 방법으로 조합원을 모집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청약 흥행을 유도하기 위해 얼마든지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단순 도급에 불과한 롯데건설을 내세워 마치 대형 업체가 주도하는 사업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것이 그것이다. 아울러 이 아파트의 경우 24일 1차 조합원 공개모집이 끝난 지 하루 만에 개별적인 신청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 A 공인의 한 관계자는 "다음달 초부터 다시 조합원 모집에 돌입하지만 원하면 그 전에 좋은 동·호수 물건을 빼놓을 수 있다"며 "8월에 모델하우스를 열지만 그때까지는 남아 있는 물건이 없으니 서둘러야 한다"고 부추 켰다.

지역주택조합원 모집으로 금융기관 전산망까지 마비되는 현상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역주택조합의 제도적 미비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분양시장 활기를 타고 지역주택조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할 제도적 개선은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형사가 시공을 맡는다고 해도 단순도급이기 때문에 모든 책임은 조합원들이 지는 구조"라며 "분양가 역시 확정적이지 않고 사업 진행에 따라 분담금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