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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출구전략 압박… 시험대 오른 연준

제로 기준금리로 통화완화 유지<br>초과 지급준비금 금리 인하 등 시장 혼란 최소화 카드 검토<br>17·18일 FOMC에 관심 집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수개월간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미 의회가 예산안에 합의함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을 의미하는 '워싱턴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연준으로서는 유동성을 줄이면서도 아직 미진한 경기회복세에 금이 가지 않도록 시중금리 인상을 저지해야 하는 사상 유례없는 난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초과 지준금리 인하와 포워드가이던스(선제안내) 강화라는 양대 카드로 출구전략의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이코노미스트 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2명은 연준이 내년 3월에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고용 등 미 경기지표 호조나 정치권의 내년도 예산안 잠정타결에도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연준이 조금 더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하지만 이달과 내년 1월을 예상한 응답자도 각각 12명, 22명에 달하면서 불과 한달 전의 3명, 16명보다 크게 늘었다. 전반적으로 연준이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출구전략에 들어갈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준이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오는 17~18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조기 축소하더라도 시장혼란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다음 수순이다. 뱅크오브웨스트의 스콧 앤더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이달에 테이퍼링에 실시할 경우 (양적완화 종료 시기 등) 다음 조치가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며 "연준의 포워드가이던스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으로서는 테이퍼링을 실시하면서도 고용·투자 확대를 위해 완화적인 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조합이 무엇인지를 시장에 설명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우선 연준이 만지작거리는 카드는 시중은행이 연준에 돈을 맡겨놓았을 때 지급하는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한 금리인하다. 현행 0.25%인 이 금리를 낮추면 시중은행들이 연준에 예치해놓은 2조4,000억달러의 막대한 자금이 시중에 풀리는 효과를 발휘하면서 자산매입 축소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카드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 제로 기준금리 유지 등 완화 정책을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는 뜻을 더 강력하고 분명하게 시사하는 방법이다. 구체적으로는 실업률 목표치를 현행 6.5%에서 6.0%로 낮추거나 인플레이션율이 10월 현재 1.1 %로 목표치인 2.0%보다 크게 낮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안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처음으로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때 시장 예상치인 100억~200억달러보다 훨씬 규모가 적은 '베이비 테이퍼링'을 통해 시장 충격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네이션스셰어스의 스콧 네이션스 대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12월에 50억달러가량의 미니 테이퍼링을 실시할 것"이라며 "버냉키 의장은 내년 1월 말 임기만료 전에 양적완화 축소에 나섰다는 (상징적인) 평가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화정책의 과도기를 맞아 복잡한 퍼즐게임을 풀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연준의 고민이다. 실업률 등 포워드가이던스를 어설프게 고쳤다가는 시장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 일본은행(BOJ)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도 "포워드가이던스가 너무 복잡하면 시장과의 소통도 복잡해지면서 효과도 떨어지고 심지어는 시장을 파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더구나 연준의 실업률 목표치 운용이 혼란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정치권의 예산안 잠정합의로 그동안 연방정부가 운용해온 긴급 실업구제금 지급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급이 중단되면 실업자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취업하거나 아예 구직포기자가 되면서 실업률이 표면적으로 최대 0.5%포인트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노동시장이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은 가운데 실업률만 떨어지면서 연준이 딜레마에 빠지고 시장과의 소통에도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래저래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헬리콥터로 신나게 돈을 뿌려대던 연준도 출구전략이라는 더 어려운 과제를 맞아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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