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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로펌 국내시장 '야금야금'

작년 M&A 법률자문 상위 20곳중<br>링크레이터스 등 15개나 올라와<br>조만간 점유율 10%대 돌파 예상


국내 법률시장의 빗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도 전에 영ㆍ미계 외국 로펌들이 사실상 상당부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해 우리나라 법률서비스 수지가 3억5,8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해마다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국내 로펌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정부의 대책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블룸버그가 최근 조사해 발표한 '2009년 대한민국 인수합병(M&A)법률자문 순위'를 보면 상위 20개 로펌 가운데 링크레이터스와 DLA 파이퍼, 설리번&크롬웰 등 외국계 로펌이 15개나 올라 있다. 국내 로펌은 김앤장, 법무법인 광장ㆍ세종ㆍ태평양ㆍ 율촌 등 5개에 불과하다. 외국 로펌중 한국 관련 일을 가장 많이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링크레이터스는 지난 해 5건의 M&A 자문 실적을 올려 가장 두각을 보였다. 영국계인 링크레이터스는 홍콩에 사무소를 두고 6명의 한국인 변호사를 채용, 서울을 오가며 기업관련 자문을 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계인 DLA 파이퍼 역시 지난 해 3건의 자문실적을 기록, 전체 10위를 차지했다. 미국계인 '심슨 대처& 바틀렛'과 '오릭 헤링턴 서클리프' 등도 각각 2건의 실적을 올렸다. 이들 15개 외국 로펌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10%대 미만이지만, 조만간 10% 대를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한ㆍ미간, 한ㆍ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FTA)가 비준된 직후인 1단계 개방부터다. 영ㆍ미계 로펌은 우리나라에 사무소를 두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기업고객을 상대할 수 있게 되고, 이 경우 시장잠식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로펌의 한 관계자는 "1단계 개방이 시작도 되기 전에 이미 상당수의 외국 로펌이 국내 시장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펴고 있다"며 "합법적 공간이 없는 조건에서도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것을 보면 조만간 10%대 돌파는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로펌의 관계자도 "영국계 로펌의 경우 진출한 국가의 토종로펌을 합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외국계 로펌이 국내에 진출할 경우 살아남을 수 있는 토종로펌이 과연 얼마나 될 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외국 로펌들은 국내 기업의 선호경향으로 국내 로펌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고, 이는 곧 국내 로펌의 실적악화라는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무부처인 법무부도 외국 로펌의 편법영업 사실을 알면서도, 외교마찰 등을 우려해 쉬쉬하거나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법무부 국제법무과의 한 관계자는 "(시장개방 전이기 때문에) 외국 로펌이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합법적 공간은 없다"며 "(정부도) 불ㆍ탈법 영업행태에 대해 일부 파악하고는 있지만 규제하기도 어려워 지켜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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