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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안개속 지역·국가간 FTA 활발

EU-중남미, 美-중미 5개국과 '짝짓기' 협상<BR> 개도국도 11월 뉴라운드협상·'南南경협' 강화

다자간 무역협상인 WTO(세계무역기구) 도하라운드가 삐걱거리고 있는 가운데 주요 지역 및 국가간 자유무역협상(FTA)이 가속화하고 있다. WTO 회담이 지난해 멕시코 칸쿤회담 결렬후 선진국과 개도국간 농업개방문제로 전체 협상의 기본골격도 갖추지 못하는 등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자 국제 무역시장 선점을 위한 지역간 연합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를 편입시켜 세력을 크게 키운 유럽연합(EU)은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3차유럽ㆍ중남미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9일(이하 현지시간) 중미5개국 및 안데스공동체(ANCOM)와 오는 9월부터 FTA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EU는 이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오는 10월까지 FTA협상을 타결짓기로 했기 때문에 올해안에 EU25개 회원국과 메르코수르, 중미지역을 잇는 세계최대 경제블록이 탄생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28일 과테말라 등 중앙아메리카 5개국과 미국은 28일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에 서명함으로써 내년 체결을 목표로 하는 미주자유무역협정(FTAA)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 선진국 주도의 WTO 협상에 반발하고 있는 개도국들도 역내 시장개방확대를 위해 오는 11월 처음으로 별도의 뉴라운드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개도국그룹은 지난 89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주관하에 발표된 GSTP(개도국간 특혜무역제도)를 발전시키는 등 개도국 및 후발국이 밀집해 있는 이른바 남-남(south-south) 경제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거대블록은 물론 개별국가간 짝짓기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이 요르단(2001년) 모로코(2004년)에 이어 27일 중동국와 세번째로 바레인과 FTA 협상을 타결, 양국간 소비재 및 공산품 교역에 관한 관세를 완전철폐할 계획이다. 30일에는 타이가 칠레와의 FTA 협상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칠레는 한국 캐나다 멕시코 미국 EU와 FTA 체결을 마무리지은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과 협상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다음주 2일 WTO 농업협상이 제네바에서 개최될 예정이지만 미국과 EU 등 선진국과 브라질이 주도하는 개도국 협상그룹(G20)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오는 7월말까지 목표로 하고 있는 WTO 도하라운드(DDA) 협상의 기본골격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 초 선진국이 협상의 최대 걸림돌인 농업보조금을 폐지하겠다는 양보안을 전격적으로 제출하면서 재시동됐던 WTO협상은 28일 G20가 내놓은 농업관세 감축안에 대해 선진국이 난색을 표시하면서 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WTO 협상이 선진ㆍ개도국간, 농업수출 및 수입국간 대립으로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참가국들의 시장선점을 위한 경제블록 및 국가간 합종연횡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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