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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연체율 다시 비상

가계·기업부문 모두 악화<br>지난달 1.21%로 뜀박질<br>유럽사태에 더 늘어날 듯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매달 3조원 안팎의 원화 연체채권을 정리하고 있지만 연체채권의 잔액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연체잔액이 되레 큰 폭으로 늘었다.

연체의 증가는 가계와 기업 부문 모두에서 나타났다. 유럽 사태가 더 악화돼 수출감소 등의 실물의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부동산 집단대출에 대한 연체마저 늘면서 기업과 가계부문의 연체증가는 앞으로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3일 밝힌 4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대출채권 연체율(잠정)은 지난해 말보다 0.32%포인트 오른 1.21%로 나타났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대기업의 연체율(0.76%)이 0.29%포인트 뛰면서 1.49%로 집계됐다. 건설ㆍ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선 관련 업종의 현금 흐름이 악화되고 일부 제조업체의 기업회생절차가 이어진 탓이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73%로 0.15%포인트 올랐다. 가계 부문의 연체율(0.89%)로 5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79%로 지난해 말(0.61%)에 비해 상승폭이 적지만 집단대출 연체율은 1.84%에 달해 지난해 상반기 수준에 근접했다.



신규연체가 빠르게 늘면서 은행으로서는 지난해 말처럼 대규모의 연체채권을 정리해야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은행은 실제로 지난해 12월에만 8조2,000억원의 연체채권을 한꺼번에 정리했다. 하지만 연체채권이 좀 줄어드나 싶었지만 올해 4개월간 쌓인 신규연체는 벌써 11조2,000억원에 이른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업ㆍ가계에서 새로 쌓이는 연체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데 은행의 건전성 지표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한두 달 이내에 연체채권을 한꺼번에 또 정리해야 하는데 문제는 수익구조의 악화"라고 말했다. 4월에 새로 늘어난 연체가 3조2,000억원인데 경기 상황을 감안할 4ㆍ5월 역시 신규연체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깔려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과 11월에 3조7,000억원, 3조5,000억원 신규연체가 발생하자 은행권은 12월에 8조원이 넘는 연체채권을 정리한 바 있다.

금융감독 당국 역시 은행에 연체채권 정리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금감원은 "연체율은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은행의 적극적인 연체채권 관리 및 정리를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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