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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재테크
입력2005-02-25 17:40:07
수정
2005.02.25 17:40:07
지난해 고위공직자 75%의 재산이 늘었다는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신고에 국민들의 마음은 정말 착잡하다. 그것도 정부가 입버릇처럼 되풀이 해온 부동산투기 억제정책 속에서 상당수가 부동산으로 재산을 늘렸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고위공직자라고 해서 정당하게 재산을 불린 것까지 탓해서는 안되지만 고급정보를 가까이 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가 ‘재테크 비결’로 부동산을 활용한 점은 오해를 사기 십상이다.
재산증가 상위 20명 중 무려 12명이 토지매각 및 수용 등 부동산으로 재산을 늘렸다는 것은 그동안 정부가 펼쳐온 부동산정책이 고위공직자들에게는 약발이 먹히지 않은 셈이다. 재산증식은 역시 부동산이란 점을 고위공직자가 입증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25일의 국회연설에서 부동산투기와의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각오를 새로이 한 것도 이처럼 ‘부동산 불패신화’가 수그러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들은 지난해 부동산 등으로 재산을 늘린 고위공직자들과는 달리 불황 속에서 소득은 제자리 걸음을 한데 비해 세금은 늘어 많은 고통을 받았다. 10가구 중 3가구는 적자에 허덕였다. 이 때문에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격차는 5.41배로 99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번 재산변동 신고를 보면 고위공직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에 한 몫을 거든 셈이므로 국민들의 마음은 씁쓸하기만 하다.
봉급을 모으는 등 고위공직자의 재산이 떳떳하게 늘고 국민들의 소득이 증가한다면 이를 문제 삼는 자체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빈부격차가 점차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힘을 기울이고 있는 부동산투기 억제정책을 뒤로 하고 솔선 수범해야 하는 고위공직자 사회에 부동산 불패신화가 계속된다면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흠집을 낼 우려도 있다. 부동산투기 억제가 정부의 주요과제로 ‘전쟁’까지 불사해야만 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고급정보를 가까이 하는 고위공직자의 오해 받을 우려가 있는 재테크는 공직자 윤리에 비추어도 바람직스럽지 않다. 정부가 주식백지신탁제를 마련하겠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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