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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끝이 아니라 시작"…이집트 경제·정치 지원 나설듯

[무바라크 퇴진 이후] 美 반응·움직임<br>하야 환영속 중동정책 수정 불가피…속내 복잡<br>이집트-이 평화 유지·'형제단' 위협 차단 주력<br>이란정부 아랍권 반미시위 지원 여부에도 촉각

미국은 11일(현지시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에 일단 환영의사를 밝혔지만 속내는 매우 복잡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미 정부의 대(對) 중동정책의 양대 축인 이집트 정권이 무너지면서 현재의 중동정책에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이집트의 민주화 이행과 정국안정 등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건넬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 중동정세의 점진적인 변화를 최대한 도모하면서 무슬림형제단 등 위협세력의 득세를 막기 위해서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성명에서 무바라크 하야와 관련해 "우리의 일생에서 역사가 이뤄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는 순간 중 하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그러나 "이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이집트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 있다"며 향후 이집트 정국에 대한 불안한 시선을 드러냈다. 이에 오바마 정부는 이집트 반정부 시위가 중동 전역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분석해 대책마련에 들어갔으며 특히 지금의 과도기적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이집트에 대한 경제ㆍ정치적 원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 보도했다. 오바마 정부는 이집트 사태가 물가폭등과 청년실업 등 경제난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해 먼저 경제원조 규모를 크게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의 이집트 군사원조액이 연간 13억달러인데 비해 경제원조 규모는 2억5,000만달러가량이다. 미 정부는 또한 이집트 정치권의 질적 발전을 위해 무바라크 정권하에서 탄압 받았던 야당 세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시사주간지 타임스에 "정부는 야당 그룹이 헌법개혁과 선거준비 등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패키지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와 함께 중동 평화정책의 근간인 이집트와 이스라엘 평화조약의 유지를 핵심과제로 삼고 나섰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이집트 차기 정부는 과거 이스라엘 정부와 체결한 평화조약을 인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집트에서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에 가장 부정적인 세력은 이슬람 원리주의 집단인 무슬림형제단이다. 미 정부가 이집트 국민의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는 이 단체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미 정부의 지원을 받을 이슬람 야당세력 중 무슬림형제단이 포함되는지에 대해 미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타임스에 답변을 거부했다. 미 정부는 이집트 사태가 아랍권 전역에 끼칠 파장에 대해서도 노심초사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빌 번스 국무차관과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이 각각 11일과 12일 최근 민주화 요구가 거세진 요르단을 방문해 현지 지도자들과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의 움직임이 중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 정부는 이란 정부가 이집트 사태를 기회로 중동 내 반미 성향의 이슬람 세력에 대한 지원에 나설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번 사태가 이란 내 반정부 운동의 새로운 도화선이 될 것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은 "이란 정부도 (이집트 정부처럼) 국민들의 자유로운 행진을 보장하고 언론자유와 정치범 석방 등 민주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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