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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용자 신용대출 3%로 '뚝'… 서민은 20~30% 고금리 여전

■ 저금리의 불편한 진실

은행 우량고객 대상 영업 강화

신용 5등급 이하 저신용자는 저축은행 고금리 대출 내몰려

"10%대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우량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3%대 초반까지 낮아졌지만 은행 문턱이 높은 서민은 여전히 20~30%대의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다. 시중은행은 최근 고신용자 계층을 겨냥한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평균 금리를 낮추고 있으나 신용 5등급 이하 서민이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 등은 여전히 고금리 장사에 매진할 뿐이다. 기준금리 1% 시대가 가져온 '저금리의 과실'을 철저히 고신용자들이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우리은행이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금리 대출 상품(위비뱅크)을 내놓고 KB나 신한 등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10%대 중금리 대출 상품을 공급하고는 있으나 수요에 비해서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개인 신용대출 시장은 철저히 공급자 위주의 시장으로 금융회사가 금리 산정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저축은행 등에 신용평가시스템을 체계화해 5등급 이하 저신용자에게도 차별화된 금리를 내놓으라고 압박해왔으나 여전히 10% 내외 금리의 중금리 대출 시장은 열리지 않고 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주요 은행의 1~3등급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개인 신용대출 금리는 3%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국민은행이 3.19%로 가장 낮고 신한(3.65%), 우리(3.46%), 외환(3.97%), 하나(4.33%) 등의 순이다. 1,000만원을 빌려도 연 이자가 30만원을 조금 넘는 것은 유례가 없던 일이다.

특히 시중은행은 최근 'KB리더스신용대출(국민은행)' '원클릭 교직원우대대출(신한은행)'과 같은 특정 고신용자 계층을 겨냥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평균 신용대출 금리를 확실히 낮추고 있다.



반면 은행 문턱이 높은 신용 5등급 이하가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저축은행 등의 금리는 1%대 기준금리 시대에도 도통 달라진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3개월 동안 저축은행 신용대출 고객이 적용 받은 금리를 보면 20~30%대의 고금리 대출이 80%가 넘는 곳이 여전히 상당수다.

서울 조은저축은행의 경우 30~35%의 고금리를 적용하는 대출 비중이 무려 98.40%에 이른다. 현대저축은행도 30~35%의 금리를 적용 받은 상품이 58.2%. 25~30%의 금리가 33%로 대부분이 25% 이상의 고금리 신용대출로 구성돼 있다.

국내 최대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도 44.7%가 30%대 이상의 고금리 신용대출이며 웰컴이나 OK저축은행 등 대부업 계열 저축은행은 금리 30%를 넘지 말라는 금융당국의 규제를 피해 25~30%대 금리의 대출에 집중하고 있다. 1%대 기준금리 시대는 이들 저축은행 신용대출 시장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는 셈이다.

은행과 저축은행·대부업 사이에서 완충제 역할을 해야 할 신용협동조합 등 상호금융 업계는 건전성 규제 등의 여파로 신용대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신협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총 대출 대비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7.15%에 불과하다. 상호금융 업계는 은행을 이용하기 힘든 신용 4~6등급 고객에게 7~10% 내외의 신용대출을 해줄 수 있는 곳이나 강화된 건전성 규제, 신용평가 시스템 미비 등을 이유로 신용대출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은행 대출을 이용하지 못하면 바로 저축은행 등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하는 '금리 절벽'이 생기는 셈이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며 신용등급이 우수한 고객의 금리가 3%대 수준까지 인하되자 구조적인 신용대출 금리 체계의 모순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저금리의 혜택이 철저히 우량 신용등급 고객에게만 집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기준금리가 인하된 혜택을 최대한 활용해 10% 내외의 중금리 대출을 할 수 있는 시장을 금융당국과 1금융권이 보다 적극적으로 만들어줘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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