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가계부채의 '숨은 뇌관' 자영업자 대출

자영업자 대출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22조9,043억원으로 1년 전의 198조5,096억원에 비해 24조3,647억원(1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대출이 7.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훨씬 가파르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급증하는 것은 재취업에 실패한 나이 든 퇴직자들이 치킨집·제과점 등 생계형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이른바 자영업자 대출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영업자 대출의 빠른 증가세가 걱정되는 것은 성격상 가계부채와 같은데도 가계부채 통계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1,13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경제를 짓누를 걸림돌로 떠올랐고 정부는 이 위험이 현실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은 정작 가계부채라는 폭탄의 보이지 않는 뇌관인데도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는 점도 염려된다. 자영업자 대출은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외에도 길이 많다. 당장 비은행권 대출이 있고 신용대출도 가능하다. 특히 지난해 8월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가 완화된 후에는 자영업자가 이를 이용해 사업자금이나 생계비로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만 통계로 잡힐 뿐 자영업자의 주택담보대출 규모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요즘 주변을 돌아보면 별로 크지 않은 이런저런 가게들이 수시로 문을 열고 닫는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4~2013년 개인사업자 창업은 949만개, 폐업은 793만개에 달했다. 이를 분석하면 자영업 생존율은 16.4%로 창업 후 6개 가운데 1개꼴로 살아남은 셈이다. 자영업자 10명 가운데 6명은 50대 이상이며 이 비율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한 번 창업에 실패하면 재기가 사실상 어렵다. 결론적으로 자영업의 생존율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낮아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시화하고 이 영향으로 국내 금리가 상승 추세로 돌아선다면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정부는 자영업자 대출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세심한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