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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펀드·리츠가 뜬다

"경기 침체기엔 직접 투자보다 간접 투자"<br>'임대형' 연 5~13% 안정적 수익률 보장<br>경기 침체기… 부동산펀드·리츠가 뜬다





부동산 펀드 설정액 14조 리츠 자산 규모 8조로 성장
미분양 투자·대출형은 손실… 대상따라 수익률 천차만별
옥석 가려 신중히 투자해야


#다올자산운용은 2010년 하나대투증권 여의도 사옥을 2,870억원에 사들였다. 매입 대금 중 1,300억원은 담보대출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펀드를 만들어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각각 800억원씩 팔았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이틀만에 한도를 모두 채웠다. 최소 1억원 이상으로 주문을 받았는데 10억원 뭉칫돈을 넣은 투자자도 있었다. 운용 1년이 지난 이 펀드의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6.42%. 당초 목표 수익률 6.5%에 거의 달성했다. 10억원을 투자한 경우 연 6,420만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요즘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3%대인 점을 감안하면 2배 가량 높은 수익률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이 2008년 설립한 '코크렙제14호'는 서울 영등포구의 랜드마크인 '타임스퀘어' 업무시설에 투자하는 리츠다. 상업용 부동산에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고 있는 이 리츠는 지난해 2분기 3.29%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배당수익률은 13.14%에 이른다. 올해 현금배당을 공시한 국내 상장사들 중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진양산업의 9.64% 보다 높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의 연간 배당수익률이 1%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이 리츠의 투자 가치가 확연히 눈에 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매매차익을 노리는 직접 투자 보다 펀드나 리츠 등 간접 투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빌딩이나 아파트, 오피스텔 등 부동산을 직접 구입할 경우 가격 하락이나 세금ㆍ임대료 문제 등 신경 써야할 부분이 많지만 간접 투자 방식의 펀드나 리츠는 금융기관이나 전문업체가 운용을 도맡아 하고 투자자는 이자나 배당금만 챙기면 된다.

이 때문에 최근 부동산 펀드 설정액이 14조원을 돌파하고, 리츠 자산규모도 8조원을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당수 부동산 펀드와 리츠가 수익을 내고 있지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채권이나 미분양 아파트에 투자한 경우 손실을 기록하는 경우도 있어 '옥석을 가리는'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일반 투자자에게 부동산 펀드와 리츠는 아직 생소한 투자방식이다. 주식형 펀드는 보편화됐지만 부동산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 자체가 많지 않은 탓도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부동산 펀드는 기관투자가나 거액 자산가들이 투자하는 사모형 펀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일반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공모형 부동산펀드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리츠(REITsㆍ부동산투자신탁)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등 구조조정 목적의 리츠가 절반이 넘고 위탁관리리츠도 대부분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 기관투자자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자기관리리츠는 아직 비주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대안으로 부동산 펀드나 리츠를 주목하고 있어 시장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직접 투자 방식 보다 위험도를 최소화할 수 있는 펀드와 리츠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부동산 펀드, 임대형은 웃고 대출형은 울고=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설정액 10억원 이상 공모형 펀드는 총 15개다. 숫자는 많지 않지만 수익률은 비교적 양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공모형 펀드 15종은 지난해 평균 -0.9%의 수익률을 기록해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13.1%)나 해외 주식형 펀드(-21.6%)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서울 신대방동 소재 주상복합건물 등에 투자한 '미래터전KTB부동산2'는 11.41%를 기록했고, 건국대 서울캠퍼스 기숙사에 투자한 '산은건대사랑특별자산2'도 8.23%의 준수한 수익률을 올렸다. 산은건대사랑특별자산 1-1과 1-2도 각각 7.66%와 7.21%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15개 펀드 가운데 미래터전KTB부동산2와 다올랜드칩부동산투자신탁1, 골든브릿지Wm경매부동산1 등 3종은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 임대수입을 기반으로 하는 '임대형'으로,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을 냈다. 반면 PF 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대출형' 펀드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KB웰리안부동산B'는 지난해 수익률이 -47.90%이었고,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 3C 1'도 -14.4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형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00년대 중반에 설정된 부동산 펀드들은 대부분 PF 대출 채권에 투자했는데, 건국대 기숙사처럼 사업이 잘 된 곳은 수익이 났지만 부실화된 곳은 원금손실 마저 입었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펀드가 어떻게 설정됐고, 어디에 투자하는지를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공모형 부동산 펀드는 대부분 2005~2007년께 설정됐다. 가장 최근에 나온 것이 2010년 12월부터 운용을 시작한 다올랜드칩부동산투자신탁1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공모펀드의 인기가 싸늘하게 식은 탓이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다올랜드칩부동산투자신탁1호가 이틀만에 판매 한도를 모두 채울 정도로 수요는 풍부하다.

수요가 있는 곳에 새로운 상품이 선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 PS자산운용은 조만간 서울 명동이나 강남, 분당 등지의 빌딩을 매입해 임대 수익을 올리는 임대형 부동산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고, 현대증권도 천안아산 KTX 역사 근처빌딩을 자산으로 하는 임대형 부동산 펀드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용 부동산ㆍ미분양 아파트 등 투자 대상 따라 리스 수익률 천차만별=리츠도 부동산 펀드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 도입된 리츠는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자금원 노릇을 했지만 2008년까지 20개에 불과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하지만 2010년 52개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 70개에 달했다. 자산규모도 2008년 4조8,724억원에서 지난해 8조3,553억원으로 3년 만에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014년 말에는 자산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70개 리츠의 수익률 역시 부동산 펀드와 마찬가지로 천차만별이다. 상업용 부동산과 오피스빌딩에 투자한 리츠는 고정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연 5~14%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냈지만 미분양 아파트에 투자한 리츠는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리츠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2분기 리츠 수익률 현황에 따르면 킴스클럽 등 건물을 사들여 재임대한 '뉴코아강남'은 7.43%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연간 환산 수익률이 14.85%에 달한다. 쌍용양회 인천공장 등을 보유한 '에스와이인더스'는 연 환산 배당수익률이 14.20%에 이르고, STX남산타워에 투자한 '코크렙제11호'도 12.87%의 준수한 연 수익률이 예상된다. 대우건설 사옥에 투자한 '제이알제1호'도 연 환산 배당수익률이 10.83%로 양호한 편이다.

반면 '우투신영하우징제1호'와 '에프엔뉴하우징제1호' '플러스타제1호' 등 미분양 아파트에 투자한 8개 리츠는 -5%에서 -22%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보이며 한푼도 배당하지 못했다.

리츠는 크게 기업구조조정(CR)리츠와 위탁관리리츠, 자기관리리츠로 나뉘는데 총 70개 중 CR리츠가 34개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위탁리츠와 자기관리리츠는 각각 21개와 15개다. 당분간 CR리츠가 주를 이루겠지만 향후 위탁리츠와 자기관리리츠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의 경우 일반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가 대부분인데다, 자산운용전문인력을 두고 자산의 투자ㆍ운용을 직접 맡는 형태가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상장돼 있는 리츠의 경우 주식을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하지만 자기관리리츠의 경우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등으로 인한 횡령과 주가조작이 빈번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리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부 경영진과 외부 투자자 간의 정보 격차로 인해 자리관리리츠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상당하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경영공시를 잘 살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수익형 상품 개발·전문성 강화… 리츠, 재테크의한축으로 자리잡을것"


정준호 한국리츠협회 회장

"부동산 직접 투자는 거액의 투자자금이 필요하고 현금 유동화의 어려움이 뒤따릅니다. 이러한 직접 투자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것이 부동산 간접투자죠. 다양한 수익형 상품을 개발하고 자산관리의 전문성을 확보해 고객들에게 수익을 안겨줄 수 있도록 리츠업계가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8일 한국리츠협회 제2대 회장에 취임한 정준호(49ㆍ사진) 코람코자산신탁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리츠를 활성화하기 위해 규제 완화, 세제 혜택 등 정부 지원도 필요하지만 리츠 업계가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리츠협회(www.kareit.or.kr)는 지난 2010년 12월 국토해양부로부터 인가받은 자산관리회사(AMC)와 자기관리리츠를 중심으로 설립됐다.

정 회장은 "해외 주요 선진국의 리츠가 오피스를 비롯해 산업ㆍ상업ㆍ주거ㆍ물류ㆍ의료ㆍ위락시설과 리조트 등 특수목적 시설로 투자범위가 다각화되고 있는데 오피스 등 업무시설 위주의 투자로 성장해온 우리나라도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면서 "앞으로 호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복합 쇼핑몰 등으로 투자대상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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