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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 다른 세 가족 신장 교환 이식 성공

삼성서울병원 릴레이 신장 이식

뇌사자 기증 평균 4.7년 기다려

"1만5,000명 대기자에 새 희망"

삼성서울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세 가족 간의 혈액형 불일치 신장 교환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와 가족들이 지난달 9일 의료진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회복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이번 신장이식 수술을 받기 전 2년 동안 여러 병원을 다니며 검사와 입원을 반복하고 뇌사자의 신장이식 순서만 하염없이 기다리다 보니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어요. 신장이식이 필요한 다른 두 가족과 함께 수술을 받게 돼 더없이 기쁘네요."

강상덕(48)씨는 지난 2012년 사구체신염 등이 악화돼 신장이식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남편으로부터 신장을 기증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남편에 대한 항체가 형성돼 있어 가족 간 이식은 불가능했다. 뇌사자의 신장을 기증 받기 위해 기다리던 강씨에게 희망적인 소식이 찾아왔다. 의료진이 강씨 가족을 포함해 신장을 서로 줄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인 세 가족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다시 난관이 찾아왔다. 세 가족 중 강씨 가족은 불가피하게 혈액형까지 맞추기는 어려웠다. 모두가 다시 절망에 빠질 수도 있는 순간 강씨를 포함한 세 가족 모두 용기를 냈다. 의료진을 믿고 전례가 없던 혈액형 부적합 신장 교환이식을 하기로 결심한 것. 결국 수술은 잘됐고 교환이식으로 인연을 맺기 전까지 얼굴도 모른 채 살아왔지만 지금은 한 가족처럼 지낸다.

신장질환자가 뇌사자의 신장을 이식 받기 위해 평균 4.7년을 대기해야 하는 가운데 국내 의료진이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은 타인 간의 신장 교환이식에 성공해 주목된다.

삼성서울병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혈액형 불일치 조합을 포함한 세 쌍의 가족이 연달아 신장을 주고받는 릴레이 방식의 교환이식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교환이식은 환자의 가족이 신장을 기증하려 해도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면역 거부반응 등 이식 실패의 우려가 클 때 성공 가능성이 큰 다른 환자와 가족을 찾아 신장을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1991년 교환이식이 국내에 도입된 후 ABO혈액형 불일치 환자와 가족들 간 교환이식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번 수술은 장기이식센터 김성주 교수팀의 집도로 지난달 2~3일 이틀에 걸쳐 이뤄졌고 환자들은 최근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



강씨 외에 또 다른 환자 박모(60)씨는 당뇨 합병증에 의한 신장기능 악화로 2002년부터 투석을 하며 버텨왔지만 역시 가족 간에는 이식이 어려운 처지였다.

이모(52)씨도 남동생으로부터 신장을 한 차례 이식 받은 후 기능이 다시 떨어지자 아내의 신장을 재이식하려 했지만 혈액형 부적합 판정에 뇌사자의 신장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상태였다.

이에 의료진은 서로 혈액형이 다른 상황에서도 강씨의 남편(52) 신장을 박씨에게, 박씨의 남편(60) 신장을 이씨에게, 이씨의 아내(47) 신장을 강씨에게 각각 이식하는 방법을 썼다.

김성주 장기이식센터장은 "우리나라 장기이식의 경우 대기환자에 비해 기증자가 현저히 적고 가족 간에도 교차반응 양성으로 나타나는 등 이식조건을 맞추기가 어렵다"면서 "이번 이식 성공이 뇌사자 신장이식 대기자 1만5,000여명에게 새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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