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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스마트폰 바람부는 국정원


"국가정보원이 달라졌어요. 신세대 젊은 요원들 주도로 국정원 직원들도 스마트폰을 쓸 수 있게 됐더라고요."

최근 만난 삼성전자 고위관계자가 기자에게 국정원의 변화를 귀띔해줬다.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자랑인 스마트폰도 넘어설 수 없는 난공불락 요새로 국정원이 꼽힌다. 청와대와 군·경찰도 사용하는데 유독 국정원은 해킹을 이유로 무겁고 두꺼운 피처폰을 쓴다. 최첨단 장비로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지는 최고의 정보기관이 정작 자신들은 피처폰을 쓴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최근 국정원이 보안을 이유로 입장을 바꿨다고 한다. "국정원은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 널리 알려지면서 거꾸로 피처폰 때문에 신분이 노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특히 국정원에 신세대 요원들이 들어오면서 시대적 흐름을 막기 힘들었다는 후문이다. 다수의 젊은 직원들이 스마트폰을 쓸 수 있도록 요청한 것도 한몫했다.

사실 중앙부처에서 고위 공무원들에게 일명 '보안폰'으로 불리는 삼성전자 '갤럭시S3'를 순차적으로 지급하면서 국정원도 변화가 예상됐다. 결국 국정원도 같은 모델을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삼성전자에서 별도로 제작한 제품을 공급받아 직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 제품은 국정원 건물 내부에서는 카메라와 메모리 저장 기능이 제한되고 인터넷 사용도 차단된다.



국정원 직원들도 스마트폰 사용이라는 변화를 무조건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직원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는 개인 식별 칩이 내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통제된 스마트폰 사용으로 사생활 감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국정원 자체적으로는 정보기관의 특성상 스마트폰 통제를 통해 오히려 보안이 더 강화됐다는 점에서 나쁠 게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 주고 약 주듯 스마트폰을 주고 너무 과도하게 통제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국정원이 젊은 요원들의 요구와 시대적 변화를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특히 스마트폰이 보수적인 국정원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사실은 무더운 날씨에 무척이나 신선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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