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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기능강국의 국가브랜드화


서승직 인하대 건축학부 교수 304
필자가 지난 2010년 10월 자메이카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총회에서 차기 총회 한국유치를 위해 활동하던 때의 일이다. 회원국 대표들이 방문한 킹스턴소재 직업학교 책임자로부터 특별히 시간 할애를 요청해 한국의 기술교육 전수를 위한 조건을 진지하게 논의한 적이 있었다. 유럽의 전통적 기능선진국보다도 한국의 기술교육에 관심을 갖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기능올림픽 제패에도 브랜드화 소홀

2015년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개최국인 브라질을 비롯한 산업화의 기반을 다지려는 많은 회원국이 기능강국 코리아를 벤치마킹하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는 세계최하위의 빈곤국가에서 탈출한 성공 노하우를 배우기 위함이다. 한국은 1967년부터 근 반세기 동안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통산 18번의 종합우승과 더불어 535명의 우수한 입상자를 배출했다. 이는 어떤 기능선진국도 이루지 못한 위대한 쾌거로 세계가 인정하는 기능인재를 가장 많이 육성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국가 경쟁력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기능강국의 국가브랜드화는 하지 못했다. 회원국 상호협력 프로그램 일환으로 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아랍에미리트(UAE) 등에 기술을 전수한 바 있지만 글로벌 기능강국으로서 선도하는 역할은 결코 하지 못했다. 또 망국병 학벌만능주의를 타파할 강력한 동력도 되지 못했다.

지금까지 우리의 기능올림픽 참가는 우승만이 목표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제패의 강점을 국가브랜드화해 유·무형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이다. 기능인의 숙원이었던 기능올림픽 선수촌이 건립은 됐지만 아직도 기능올림픽이 추구하는 보편적 이상조차 실현할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건립취지를 살리지 못한 것은 물론 기능올림픽의 메카가 될 수 있는 강점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선수촌을 차지한 현재의 숙련기술 관련 사업이 가치 있는 국력신장사업이기는 하지만 기능강국의 인프라구축 없이는 시너지효과를 낼 수 없다. 개발도상국을 위해 각 기관별로 다양하게 펼치는 직업교육사업도 기능 강국의 국가브랜드화를 토대로 계획된 전략에 맞춰 전개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직업교육 등 체계적 전략 필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얇은 TV, 가장 큰 배, 또 가장 높은 건물을 짓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지니고 있지만 건국 이후 기능올림픽대회만큼 확실하게 세계를 제패하고 국위를 선양한 분야가 일찍이 없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우리의 '온리원(only one)'강점이다. 기능강국의 국가브랜드화는 품격 있게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부가가치가 큰 사업이다. 배우는 나라에서 가르치는 나라가 된 우리만의 차별화된 글로벌화 강점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글로벌 기능강국의 역할을 선도할 시스템 구축을 촉구한다. 우리에게는 국가브랜드화에 기여할 535명의 다양한 분야의 기능올림픽 입상경력이 있는 최고의 기술 인력도 확보돼 있다. 문제는 기능강국 역량을 조화롭게 연출할 시스템구축이다. 기능강국의 강점을 시스템화하지 못한 것도 한국이 기능선진국 반열에 오르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기능강국의 국가브랜드화는 밖으로는 국력신장이며 안으로는 능력중심사회 실현을 위한 초석이다. 학벌만능주의 타파와 능력중심사회 실현의 강력한 동력이 기능강국의 브랜드화에 있다는 사실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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