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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쟁과 경쟁력/손익수 데이콤 명예회장(로터리)
입력1997-03-26 00:00:00
수정
1997.03.26 00:00:00
손익수 기자
요즘 「공정경쟁」만큼 세인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도 드문 것 같다.현대 자본주의 시장경쟁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있어 어쩌면 「경쟁」이란 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삶의 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정하고 규칙에 충실한 선의의 경쟁은 상대방에게 신선한 자극으로 작용함으로써 함께 발전하는 출발점이 될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됨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는 경쟁은 어떤 모습인가.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여야 정치인들은 상호비방에 몰두하고, 기업은 서비스와 품질경쟁보다 상대기업을 깎아 내리는데 열을 올리는 등 사회전 분야에 걸쳐 공정경쟁이 실종된 안타까운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러한 「불공정경쟁」은 경쟁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전반에 혼란과 불신풍조를 조장, 생산성을 저하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말로만 세계화, 국제경쟁력 제고를 외칠 것이 아니라 기업과 개인 모두가 먼저 공정경쟁 풍토가 사회 전부문에 뿌리내리도록 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헤비급과 라이트급 권투선수를 같은 링 안에서 시합을 붙이는 것과 같은 형식적인 경쟁을 지양하고 사회 각 분야에서 경쟁 상대방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공정한 경쟁법칙(게임룰)을 만들어 실질적인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 또 공평무사한 심판자의 입장에서 경쟁당사자들이 이러한 룰을 제대로 지키도록 감시하고 도와줌으로써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데 앞장서야 한다.
지금 우리는 선진국 진입의 길목에서 중심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남을 누르고 앞서 가려는 생각보다 공정경쟁을 통해 함께 발전하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하며,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공정경쟁의 룰이 확립될 때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경쟁력을 갖춘 세계속의 한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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