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특파원 칼럼] 신창타이에 대한 오해


2015년 중국의 화두는 '신창타이(新常態)'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신년사의 핵심도 신창타이 시대에 전면적인 경제개혁이다. "우리의 경제 발전은 신창타이에 적응해 적극적으로 경제사회 발전을 추진하고 인민의 생활을 개선한다"라는 말로 시작한 시 주석의 신년사에서 보듯 신창타이는 이미 중국 정부의 경제 발전 흐름이다. 신창타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중국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신창타이의 사전적 의미는 '신(新·새로운)+창타이(常態·정상적인 상태)', 즉 '새로운 정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개혁개방 이후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과속성장 시대에 작별을 고하고 7%대로 떨어진 중속성장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신창타이가 언론에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 시 주석의 허난성 민생방문 현장부터지만 신창타이에 대한 개념은 과거 장쩌민·후진타오 정부부터 중국 경제 발전 변화의 단골 메뉴였다. 중국 정부는 정권 교체기나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을 세울 때 '경제 발전 방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고속성장을 넘어 과속성장 시대가 끝나는 시점에서 중국 경제가 더 이상 수출과 투자로만 지탱할 수는 없다는 한계를 받아들인 것이다. 후진타오 정부 시절에도 경제 발전의 축을 수출에서 소비로 이전하고, 제조업에서 3차산업으로 산업의 틀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식 뉴노멀 싸고 편법 비난 일어

신창타이를 시진핑 정부 들어 부각시킨 것은 세계 경제의 흐름에 적응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사회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포장이기도 하다. 중국 경제 성장의 목적도 서구 사회와 마찬가지로 일자리 창출이다. 8%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해야만 1,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경제구조에서 7%대로 떨어진 성장률은 중국 지도부를 당혹스럽게 했고 이러한 당혹감과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불안감을 새로운 정상적인 상태, 즉 신창타이로 포장한 것이다.

물론 올 들어 중국 정부가 7.2%의 성장률을 마지노선으로 1,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이론적인 계산일 뿐 실제로 양과 질을 모두 만족시키는 일자리가 창출될지는 미지수다.

성장 둔화를 인정하는 신창타이를 두고 고민해야 할 부문은 신창타이가 단순한 성장률 둔화에 따른 경제 발전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경제구조의 변화라는 점이다. 경제 발전 방식의 변화라면 중속성장 진입에 따른 중국 시장 전략을 세워야겠지만 경제구조의 변화라면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틀부터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신창타이 진입은 중국 경제의 3대 수요를 변화시킨다. 우선 중국 정부가 그렇게 바라는 소비 증가는 남들을 따라 하는 모방형에서 다양화·개성화된 소비로 변화하고 있다. 돈을 벌면 TV를 사고 냉장고를 사고 세탁기를 사던 소비가 아니라 여행·인터넷쇼핑·해외투자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투자방식도 바뀐다. 포화 상태인 전통산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알리바바와 같은 신산업에 대한 투자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수출도 저임금 등 저비용에 의존하던 값싼 메이드 인 차이나 시대는 끝이 났다.

중국 지도부도 이러한 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적응하기 위해 정책적 변화를 추진한다. 표면적으로 경기부양보다는 개혁을, 유동성을 풀기보다는 안정적인 조정을 선택하는 것도 신창타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이다. 이런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을 두고 서구 외신들은 '편법이다'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낸다'는 말로 비난한다.

성장·개혁 동시 추진 모델로 바라봐야

하지만 중국 정부의 대응은 중국식 뉴노멀인 신창타이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식 대응이다. 신창타이 시대에 기존의 전통적 방법은 효과가 없다는 점을 중국 지도부는 알고 있다. 사회 불안감이 표출되지 않게 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성장을 유지해야 하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한 손으로는 성장을, 다른 한 손으로는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성장과 개혁이 동시에 이뤄질 수 없다는 기존 전통을 깨고 중국식 성장 모델을 새롭게 만드는 과정인 셈이다.

신창타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성장 둔화 시대에 적응하는 소극적 방편으로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은 아직도 도시화를 통한 발전 여지가 상상을 초월하고 소비시장 잠재력, 기술혁신, 자본력, 노동력, 토지개혁 잠재력을 고려한다면 여전히 세계 최대의 가능성을 가진 시장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국은 남들보다 더 뛰어난 인내심을 가지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