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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병준 인사 파문'이 남긴 교훈
입력2006-08-02 16:34:01
수정
2006.08.02 16:34:01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하한 정국을 뜨겁게 달구던 인사 파문이 가닥을 잡았다. 지난달 21일 취임한 이래 12일만이다. 그 동안 갖가지 논란으로 이미 교육부의 수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가는 정도였던 만큼 이번 결단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말이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교육부총리 사임 사유 가운데 하나가 국회 교육위에서의 해명으로 자신의 불명예가 대부분 해소되었기 때문이라면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의혹이 해소되었다면 도리어 교육부총리의 직을 수행하는 게 도리이기 때문이다.
’김병준 인사 파문’을 뒤돌아보면서 우리는 아직도 후진적인 정치현실과 사회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우선 김 부총리 인사 파동은 국민 여론과 민심의 소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부터 시작되었다. 5ㆍ31 지방선거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국정운영의 방향에 변화를 주지않은 채 그를 내정한 자체부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음으로는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하고는 있지만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사청문회야말로 고위공직자 인사에 대한 거의 유일한 견제 장치라 할 수 있는데 결국은 하나마나 한 통과의례가 돼버린 셈이다.
한편 이번 인사파문을 통해 교육계의 추악한 관행이 적나라하게 드러남으로써 국민들은 다시 한번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고학력자는 많고 교육계의 현실은 열악하다고 하더라도 이번에 드러났듯 학문적 양심을 저버린 갖가지 구태는 국가의 앞날을 걱정스럽게 하는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김병준 인사 파문’이 남긴 교훈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참여정부 출범 때부터 갖가지 중책을 맡아온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그 정도라면 이 정부가 얼마나 인재를 모으고 활용하는데 취약했는가를 알 수 있다. 또한 이제까지 인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역시 의문스럽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라도 국민 앞에 흠 없는 교육행정의 새 수장을 선임해 사태를 수습하고 분위기를 쇄신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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