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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의 철학경영] 절대 물고기를 그냥 주지 말라

<2>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법


어느 날 아빠가 아들을 데리고 낚시터로 가고 있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운전을 하고 있던 아빠에게 아들이 말한다. "아빠 아빠 저기 보세요! 펠리컨 두 마리가 있어요!" 아들이 흥분해서 외치는 소리에 쳐다보니 그곳에는 누가 봐도 부모 자식 간임이 틀림없는 펠리컨 두 마리가 바위 위에 앉아 있다. "아빠 쟤들이 뭐 하는 걸까요?" "글쎄 잠깐 구경하고 갈까?" 한참을 쳐다보고 있자니 아빠 펠리컨이 물속에 쑥 들어가더니 입속에 물고기 한 마리를 넣고 나온다. 새끼 펠리컨이 달라고 하는데 안 주고는 그냥 혼자 먹는다. 5분 뒤 두 번째 잠수 후에도 물 밖에 나온 아빠 펠리컨은 혼자 고기를 먹는다. 세 번째도 물고기를 혼자 먹자 이제 새끼 펠리컨은 어떻게 했을까? 아빠가 세 번 보여준 것처럼 자기도 물속에 들어가서 고기를 잡아 나오는 것이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자식에게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고 말한다. 그런데 정작 어떻게 해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일까? 중요한 첫 스텝이 있다. 절대로 절대로 물고기를 그냥 주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대개가 바로 이 중요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일단 물고기를 주면 안 된다.

스승은 스스로 배우게 돕는 사람

언제까지나 이런 얘기를 반복하고 있는 부모들이 있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아흔 살 난 부모에게는 이른 살 난 자식도 어려 보이기는 일곱 살 때나 마찬가지다. "언젠가 좋은 시기가 오면 그때 가봐서…" 그 좋은 시기는 결국 오지 않는다. "남들은 다 자기 자식 기를 살려주는데…" 물고기 잡는 법을 터득한 자식은 기가 죽지 않는다.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 한 명이 하는 말이 "물고기를 끝내 주지 않으면 부자지간에도 원수가 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만약에 자식이 물고기 잡을 줄 모른다면 끝까지 한 마리도 안 줄 재간은 없다.

결국 물고기 잡는 법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도 반복해서 보여줘라! 물고기를 잡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보다 잡는 법을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선생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다. 학생이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나의 교육 철학 중 하나가 "학생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절대로 대신해주지 말라!"이다. 선생은 그저 어디까지 학생 스스로 할 수 있는 레벨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 정도는 스스로 할 수 있을까? 아닐까? 어디까지 도와줘야 하는 걸까? 최근에 선생과 학생의 역할을 바꿔보는 수업을 해본 적이 있다. 학생이 강의하고 내가 물어보았더니 교육 효과는 훨씬 더 좋았다. 학생들도 즐기는 것 같았다(내 착각인가?). 모두가 수업에서 졸지 않고 열중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많이 가진 사람들이 제일 걱정하는 것이 뭘까? 당연히 그걸 지키는 거다. 이 지키는 것이 만만치 않다. 자식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부자일수록 더욱 그렇다. 현재 저평가돼 있고 장기적으로 보유할 만한 주식을 고르는 좋은 방법을 아는 투자자한테 들은 이야기다. 앞으로 승계 과정을 거칠 기업의 주식을 쌀 때 보유하고 있으면 대박이 터질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헤지펀드나 벌처펀드가 개입해 딴지를 걸고 지분경쟁을 벌이다 빠져나가는 과정을 우리는 여러 번 목격했다. 여기서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우린 실감할 수 있다.

서양처럼 독립 때까지만 성장 도와야

인간은 배우기를 원한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형이상학" 책 1권 1장 1절 첫 문장에서 한 말이다. 다행인 것은 모든 자식들도 사실은 제대로 물고기 잡는 법을 배우기를 원한다는 사실이다. 부모가 자식을 스포일(spoil)시키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서양에서 가정교육의 목표는 분명하다. 독립된 인간으로 자라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대개가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를 데드라인으로 잡는다. 나도 실천하지 못한 이야기를 남한테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할 따름이다.

물고기를 그냥 주면서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는 길은 없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은 보여줄 힘이 있는 젊은 시절에 잘 보여주는 것이다! 자식도 잡는 법을 배우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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