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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 에너지로 패러다임 바꿔야 산다"

■ 에너지 디자인 / 바츨라프 스밀 지음, 창비 펴냄


지난 100여년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물질적으로 가장 번성했던 시기다. 합성질소비료와 살충제 등으로 식량 생산의 혁명을 이뤄냈으며, 시속 350㎞를 자랑하는 고속열차, 제트엔진 4대를 단 항공기, 지구를 벗어나 항해할 수 있는 우주선 등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엄청난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었다. 이는 화석에너지의 막강한 힘 없이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인 에너지를 두고 이제는 전쟁을 불사하는 형국에 이르렀다. 매년 보고되는 화석 에너지 고갈에 대한 경고메시지는 더 이상 신선한 자극이 되지 않을 정도로 상식이 돼버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에너지로 인해 인류의 삶 자체가 위기에 국면해 있다는 것이다. 체코출신의 바츨라프 스밀 박사는 화석 에너지를 원동력으로 이뤄낸 찬란한 20세기의 역사는 이제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화석 에너지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해 먹을 물과 숨쉬는 공기마저 오염시키며 고갈성 자원으로 바꿨다는 것. 책은 석유와 석탄 등 화석 에너지 자원이 20세기에 어떻게 사용됐으며, 새로운 에너지 자원은 어떻게 개발되고 있는지에 대해 방대한 자료와 엄밀한 논증을 펼치며 독자를 설득한다. 저자는 화석 에너지의 고갈과 사용으로 인해 빚어진 지구 온난화가 심각하다고 보고 신생 그리고 재생 에너지 연구와 사용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번역을 맡은 허은녕 서울대 공대 교수는 "세계 10위권 경제규모로 석유수입 세계 6위, 천연가스 수입 세계 2위의 수입국인 한국이지만 에너지 문제에 대한 국제적 위상은 그리 높지 않다"라며 "세계 에너지 문제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지금 한국 정부가 장기적인 에너지 전략을 수립하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꼭 알아야 할 에너지에 대한 모든 것이 담긴 책"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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