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대학생을 위한 CEO 특강] 윤용로 기업은행장

"독서 통한 지식함양 중요… 인재엔 성과 보상 따라야"<br>우리도 10~20년 내다보고 금융 인력 육성 필요<br>금융업 생명은 신뢰… 외환 운용 보수적으로 해야

서울경제신문 창간 50주년 기획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생들을 위한 CEO초청 특강’ 5월 행사가 25일 연세대 학술정보관에서 열렸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이 금융환경의 변화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윤용로(54ㆍ사진) 기업은행장이 이날 강연에서 강조한 인재상이다. 윤 행장은 "전신애 전 미국 노동부 차관보를 만났더니 앞으로는 평생 20개의 직업을 가져야 할 정도로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해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이어 "하루 10쪽씩 책을 읽으면 1년이면 4,000쪽가량 되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 여러분이 120세까지 산다고 하면 지금부터 10쪽씩만 봐도 100년이면 40만쪽"이라며 "살면서 독서를 40만쪽을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 선진화 이끌어달라=이날 윤 행장은 학생들에게 "여러분이 금융 선진국의 발판이 돼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금융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것은 우수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윤 행장의 평소 생각에서 나온 얘기다. 윤 행장은 "금융도 결국은 사람이 가장 중요한데 국내에는 금융 분야에 있어 제대로 훈련된 이들이 많지 않다"며 "10~20년을 내다보고 금융 분야의 인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행장은 금융에서 뛰어난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성과 보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좋은 실적을 내면 그만큼 대접을 해주고 보수를 지급해야 금융 쪽에 인재가 몰린다고 보는 것이다. 윤 행장은 우리나라의 잘못된 '평등 문화'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남이 나보다 돈을 많이 받으면 배가 아프다는 것에 대한 지적이다. 윤 행장은 "나보다 별로 나을 것도 없는데 왜 나보다 돈을 더 많이 받느냐 하는 분위기가 우리나라에는 만연하다"며 "성적에 따라 평가 받고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이런 생각은 고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에서도 일부 부서는 성과에 따라 급여 등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또 "금융을 선진화하려면 젊은 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미래를 이끌 대학생들이 은행에 많이 지원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금융은 신뢰가 생명=윤 행장은 "은행 등 금융업의 생명은 신뢰"라고 역설했다. 은행과 믿고 거래할 수 있다는 고객들의 기본적인 신뢰가 깨지면 해당 은행은 존재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윤 행장은 영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고 있는 영란은행의 예를 들었다. 윤 행장은 "우리나라야 금융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한국은행을 중앙은행으로 만들었지만 영국에는 중앙은행이 따로 없었다"며 "영란은행이 꾸준히 시장의 신뢰를 받으면서 영업을 잘 하다 보니 중앙은행의 역할을 맡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또 '신뢰 침전론'을 강조했다. 신뢰는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고 물에 다른 물질을 넣으면 밑으로 침전되듯이 꾸준히 쌓여야 생긴다는 얘기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은 직원들의 팀워크를 핵심 비전의 하나로 삼고 있다"며 "한 고객에 대해 이 직원과 저 직원이 하는 게 다르면 고객이 은행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금융위기를 맞아 시중은행들이 몸을 사릴 때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렸다"며 "날씨가 좋을 때는 우산을 빌려줬다가 정작 비올 때는 우산을 뺐으면 고객들이 은행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외환 운용은 보수적으로 해야=이날 윤 행장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거친 금융전문가답게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과 보완점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윤 행장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던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은행들의 외화 단기 차입이 과도하게 많았던 게 원인"이라며 "분단국가이면서 소규모 개방경제인 곳은 외환 운용을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게 이번 금융위기의 교훈"이라고 전했다. 윤 행장은 "지난 2008년 하반기 이후 우리나라의 부도 확률을 나타내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보다 높아 뭐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었다"며 "하지만 실상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단기 외화채무가 우리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윤 행장은 우리나라 은행들의 과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행장은 "은행의 기본 역할은 무엇보다 실물지원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인데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다소 문제가 드러났다"며 "돈되는 분야가 있으면 너도나도 무턱대고 몰려드는 쏠림 현상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또 "우리나라 은행들은 사실 영업방식이나 정체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앞으로는 특화분야를 만들어 국제무대에도 진출하고 경쟁력을 갖춘 은행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력
▦1955년 충남 예산 ▦1978년 한국외국어대 영어과 졸업 ▦1977년 행정고등고시 합격 ▦1997년 재무부 관세협력과장 ▦1998년 재정경제부 장관실 비서관 ▦2000년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2002년 금융감독위원회 공보관 ▦2007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2007년 중소기업은행 행장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