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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 미국 부동산시장 공습 시작

CIC, 사모펀드와 투자 협의등 '입질'… 광산등 글로벌 자원기업 인수도 본격화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글로벌 자본주의의 심장부인 미국 부동산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3,000억달러의 자본금을 확보하고 있는 CIC는 최근 글로벌 부동산ㆍ자원ㆍ기업에 대한 '싹쓸이 쇼핑'을 위해 필요하다면 국가 외환보유고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고 공언하는 등 공세의 수위를 한껏 높이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차이나 머니의 전체 해외투자도 폭증하고 있다. 이날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해외 투자 금액이 전년보다 111% 급증했고, 금융부문 투자액은 전년보다 741%나 늘었다. ◇중, 미 부동산 공습개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자 아시아판 신문을 통해 CIC 관계자들은 지난 몇 주간 블랙록(Black Rock), 인베스코(Invesco), 론스타(Lone Star) 등 미국 사모펀드 매니저들을 만나 금융위기로 추락한 미국 부동산시장 투자에 대해 협의했다. 이들과 협의를 거쳐 CIC는 미국 내 부실 부동산뿐만 아니라 부실 모기지 증권 인수, 미 재무부가 부실 채권 인수를 위해 설립한 민관 투자 프로그램(PPIP) 투자 등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현재 현금성 보유 자산만 해도 970억달러에 달하는 CIC는 지난해에는 세계 금융시장에 겨우 48억달러만 투자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1개월 투자 규모가 지난해 일년치 투자 규모와 맞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부동산시장에 대한 CIC의 본격적인 '입질'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자산시장의 폭락이 현금이 풍부한 CIC에 부동산 사냥의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은 최고점 대비 35%가량 폭락했다. ◇글로벌 자원, 기업 '싹쓸이 쇼핑'= 러우지웨이(樓繼偉) CIC 회장은 "CIC의 향후 수익이 좋다면 중국 정부에 2조1,320억달러의 외환 보유액의 투자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CIC는 이미 지난주에 올해 신규투자 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10배 늘어난 500달러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가오시칭 CIC 사장은 "국제시장의 금융위기가 사실상 사라지고 글로벌 경기가 바닥에 다다랐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올해 공격적으로 해외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CIC는 사모펀드 등의 투자를 통해 광산, 금융회사 등에 대한 매수작업도 본격화했다. 최근에는 프랑스 국영 원자력회사인 아레바에 대한 투자검토를 시작했고, 세계 최대 상품 거래업체인 스위스의 글렌코어 인터내셔널에 대한 투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전철 밟을 것' 관측도= WSJ은 이날 보도에서 "CIC가 다른 국부펀드와 마찬가지로 미국 자산시장 투자에서 장벽에 맞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의회는 중국이 미 국채에 과도하게 투자해서 신용 버블이 발생하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비난할 정도로 반(反)중국 정서와 보호주의 물결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WSJ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미국 자산 매입은 1980년대 재팬 머니에 대한 정치적인 반발을 재연할 수도 있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당시 일본은 현재의 중국처럼 막대한 외환 보유고를 발판으로 미국을 상징하는 뉴욕 맨해튼의 록펠러센터, 컬럼비아 영화사와 MGM, 페블비치 골프장 등을 마구 사들여 미국에서 '일본 위협론'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재팬머니는 90년대 들어 급격히 몰락하면서 일본경제를 20년에 가까운 장기침체의 터널 속으로 몰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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