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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 핵보유국 인정 못해"…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 독자 제재수순

북한인 3명 자산 동결 제재안 채택후 신속 조치<br>"협상 복귀만으로 보상없다" … 대북 압박 강화 전망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새 제재결의(2094호)를 채택하자 즉시 북한인 3명의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같은 신속한 조치는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또 미국은 독자적인 금융제재,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 독자적인 제재수순도 밟아가는 등 압박을 높이면서 북한을 대화창구로 이끌어내는 '이중 트랙' 전략을 밀고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7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는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ㆍ탄도미사일 및 재래식 무기 관련 품목과 장비를 수출하는 업체) 소속 연정남과 고철재, 단천상업은행(탄도미사일ㆍ재래식 무기 판매를 위한 금융단체) 소속 문정철 등 3명의 자산을 동결했다. 이들은 유엔의 자산동결 및 여행금지 적용 대상에 추가된 인물들이다. 미 재무부는 미국 시민이 이들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처를 했다. 결의가 채택된 당일 바로 후속조치를 취한 것은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모범'을 보인 셈이다.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제재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다른 이사국들이 북한의 위협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북한의 핵미사일은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문제라는 점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단행한 후 미국 내에서 사실상의 핵 보유국임을 인정하고 비확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미 정부는 이러한 전략 수정 가능성을 차단했다.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가 개최한 대북정책 청문회에 출석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미국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 폐기를 약속했던 '9ㆍ19 공동성명'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또 "미국이 북한이 나쁜 짓을 하지 않고 협상으로 돌아오는 것만으로 보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남북관계와 북한 인권 상황이 지속적으로 나아지지 않는 한 북미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은 없다"고 못박았다.



앞으로 미국은 국제사회의 공조를 통한 북한 제재에 나서는 한편 북한의 극적인 태도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독자적인 제재를 통해 압박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가시화될 수 있는 것은 '방코델타아시아(BDA)식' 금융제재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최근 북한 정권에 고통을 줄 수 있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금융제재 등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이와 관련한 대북 제재법안을 곧 발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는 핵무기 개발이 의심되는 이란의 원유거래에 관여한 각국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법을 도입해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북한 핵미사일 개발 등 불투명한 거래에 관여하고 있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통제망을 설정할 수 있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차관은 이날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은 198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뒤 2006년 해제한 바 있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식량지원이나 무기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등 제재를 받지만 현재 북한은 유엔 제재 등으로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를 받고 있어 재지정하더라도 상징적인 의미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는 압박의 강도를 높이면서도 '대화'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북한의 정전협정 파기 선언과 관련해 북한이 위협보다 적법한 대화나 적법한 협상에 참여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도 상원 청문회에서 이와 관련, "대화와 압박이라는 오바마 행정부의 '이중 트랙 전략'은 초당적인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북한에 대한 불신이 깊고 북한도 유엔 제재에 극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북미 간 협상이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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