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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위성복 조흥은행장
입력1999-07-25 00:00:00
수정
1999.07.25 00:00:00
신경립 기자
대담:崔性範 금융팀장지난 4월14일 약 5개월만에 은행장직으로 복귀한 위성복 조흥은행장이 지난 24일로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그동안 묵묵하게 은행을 이끌어 온 魏행장은 『지금은 내실을 다질 때』라며 『밖으로 다니기보다는 내부 조직을 안정시키고 수익 기반을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체결한 경영정상화 양해각서(MOU)와 취임 당시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비상임이사들과 맺은 양해각서 등 두가지 부담을 떠안고 은행을 이끌어야 하는 그에게 당장 시급한 과제는 강원은행 합병과 자본 확충. 하반기중 합병 완료와 해외 DR 발행, 사업부제 도입 등 여느때보다 바쁜 일정을 눈앞에 둔 魏행장이 100일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_취임 100일을 맞이하셨는데, 그동안의 경영성과를 정리해 주시죠.
가장 큰 성과는 지난 5월3일 충북은행과의 합병은행을 출범시킨 일입니다. 충북과의 합병은 전산이나 노조통합, 직원 융화 등 합병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문제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마무리됐습니다. 다음으로 경영상 중점을 둔부분은 조직 안정입니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안식일제도를 도입하고 승진위원회를 구성하는 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 비상임이사 위주의 경영지배구조를 도입,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냈으며, 「국내 최고의 은행」이라는 비전 아래 미들마켓(MIDDLE MARKET) 에 기반을 둔 유니버셜뱅킹(UNIVERSAL BANKING)을 지향한다는 경영전략을 수립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상반기중 업무이익이 6,900억원에 달하고 당기순이익이 5,378억원에 달하는 등 은행 창립 이후 최고의 반기 이익을 실현했습니다. 물론 앞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_올 연말부터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이 강화되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인가요.
새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기업여신을 취급하는 은행은 대부분 1조원 가까운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11.84%에 달하는 조흥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상당히 낮아질 전망입니다.
이에 대한 선결과제는 자본 확충입니다. 다음으로 여신제도를 개혁해 신규대출이 부실화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기존 부실은 성업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은행에 유리하게 매각할 수 있도록 팀을 조직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현재 헤드헌터업체에 의뢰해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또 64대 계열사의 재무구조개선에 있어서도 채권은행이 실제 주도권을 쥐어야 합니다.
_다른 은행들은 외자도입에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입니다만.
당초엔 7월19일 강원은행과 합병이 완료되면 국내외 증자를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합병이 늦어지고 있어 외자 도입에 뛰어들기로 했습니다. 조흥은행이 클린 뱅크가 되기 위해선 1조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모두 해외에서 조달할지, 국내증자를 병행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만, 우선은 살로먼스미스바니와 CSFB를 주간사로 선정해 한빛은행에 이어 DR발행에 나설 예정입니다.
_최근에 잇따라 자회사를 매각했는데, 자회사 정리가 유니버셜뱅킹 추진과는 모순되는 방침 아닙니까.
조흥은행은 조흥투신을 제외한 모든 자회사를 정리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내외 점포와 자회사를 정리해 슬림화를 하면서도, 다른 금융기관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얼마든지 유니버셜 뱅킹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과거엔 자회사가 없이는 일을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조직 슬림화로 비용을 줄이면서도 제휴를 통한 상품개발로 다양한 업무를 다룰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시대의 흐름입니다. 미국도 글래스스티걸법이 폐지됐으며, 이같은 흐름은 조만간 국내에도 닥칠 것입니다.
_조흥은행의 경영지배구조개편이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지만, 은행장 입장에서는 불편한 점이 있지 않으십니까.
현재 비상임이사들이 한달에 5~6회씩 은행에 들러 업무 브리핑을 받고, 상당수준의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보기엔 정책 결정자들이 정책 집행에까지 간섭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은행장 입장에서도 간섭을 받는 것이 기분좋은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비상임이사들이 경영의 뒷받침을 해주고, 갖가지 외부 청탁의 방패막이 되줄 수 있기 때문에 견제와 보완 기능을 적절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_대전으로의 본점 이전 계획은.
본점 이전은 지역이나 시기가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MOU상에도 「중부지역」으로만 명시돼 있지, 구체적인 지명은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합병이 완료되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검토에 나설 계획입니다. 본점 이전에 대해선 옛 충북은행이나 강원은행 측에서 반발도 많지만, MOU 명기 사항이니만큼 이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_강원은행과의 합병은 언제쯤 마무리되겠습니까.
강원과 합병한 현대종금의 청산소득에 대해 농특세 860억원이 부과되는 바람에 합병 일정이 늦어졌습니다. 강원이 세금을 내면 실자산에서 860억원이 빠지기 때문에 현재 조흥 주식 1주당 강원 주식 9주로 정해져 있는 합병비율이 1대 15정도로 바뀌게 됩니다. 현재 세금을 감면하는 방안을 궁리하는 동시에 현대측에 자금을 부담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데, 늦어도 오는 8월5일까지는 합의가 이뤄지리라 보고, 합병 시점은 추석 연휴가 끝난 후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만 합병비율 외의 모든 사항에 대해선 강원은행과 의견조율이 모두 끝난 상태입니다. 전산에 있어서는 이미 4차례의 모의 테스트를 끝냈으며, 지난 7월19일부터는 조흥_강원은행 직원들에 대한 공동 업무연수도 시작했습니다.
_제일·서울은행 매각을 시작으로 외국계 은행들의 공략이 강화될 전망입니다. 앞으로 국내뿐 아니라 외국계 은행과도 소매금융 부문에서 한판승부가 예상되는데.
싼 자금을 앞세운 외국계 금융기관이 몰려오면 어차피 대기업 고객의 상당수는 빼앗긴다고 봐야 합니다. 국내 은행들은 중산층으로 구성된 미들 마켓을 점유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정입니다. 조흥은행도 미들마켓 공략을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느네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전략의 중심은 사업부제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부즈 앨런과 사업부제 도입을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조만간 마포와 용산 등 수도권 3개 지구와 광주지구에 사업부제를 시범 운영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개인고객본부장이 슈퍼마켓 경영식 장사꾼으로 탈바꿈해 소매금융에 파고들어야 합니다.
또 3차원 인터넷뱅킹과 전국에 1,300개나 퍼져 있는 유·무인 점포망을 통해 현재 800만 이상의 고객을 확보한 소매금융부문을 계속 살려나갈 것입니다.
다행히 조흥은행에 대한 고객 인식이 크게 향상되면서 저코스트 자금조달 비중이 지난해 40%에서 48%로 상승, 예대마진폭이 커지는 등 수익구조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승산은 있다고 봅니다.
_최근 은행들은 예대마진 위주에서 벗어나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있는데, 예대마진 외에 역점 수익원은 무엇입니까.
위험가중 부담이 없는 수수료 수익을 늘리는 것이 앞으로 은행산업 성장에 관건이면서 동시에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제고로 이어질 것입니다. 비이자 수익사업의 두가지 방향은 불특정 다수 고객을 자동화기기로 유인하기 위한 수수료 조정과, 신규 비이자수익사업 개발 등 두가지로 압축됩니다. 창구 혼잡을 줄여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키면서,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다른 금융기관의 상품 판매나 M&A 알선 등 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_외국 은행에 대비하려면 가계 대출부문에서도 기반을 확대해야 할텐데요.
최근 4,000명의 대출 상담역을 모집키로 한 것도 그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그중 2,000명의 상담원을 선발했습니다. 또 오는 10월부터 주택청약예금이 일반화되면 모기지론이 크게 활성화될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모기지 프로그램만해도 100여개가 넘는다고 해, 이를 모집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_외국 금융기관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조흥은행의 핵심역량은 무엇입니까.
우선 충북에 이어 조만간 강원은행과 합병이 성사되면 전국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영업망을 구축하게 됩니다. 또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조직과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업체로부터 수차례의 경영진단과 자문을 구해 한국적 문화와 정서에 맞는 업무 조직구조를 개발했습니다. 지역 친밀성이 강화된 영업망과 선진화된 업무 구조를 토대로 소매금융과 미들 마켓에 사업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특히 한국 최고(最古) 은행으로서 축적해 온 고객 및 기업정보가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_조흥은행의 현재 주가에 만족하십니까.
오는 2000년에는 주당 1만5,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올해 부실을 모두 털어버리면 내년부터 당기순이익만 6,000~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주당 가치가 1만5,000원까지 오를 것입니다. 우선 합병이 마무리되면 주가는 달라질 것입니다.
_일부에서 금융권 2차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앞으로의 금융계를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2000년 이후엔 강제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라 금융기관 스스로가 살 길을 찾기 위해 구조조정을 할 것입니다. 고객의 이익 욕구가 증가하고 국내 은행을 외국계가 주도하게 되면서, 은행권에도 추가적인 합병을 통한 대형화와 경쟁력 강화가 요구될 것입니다.
이때문에 내년까지는 조직을 안정 궤도에 올려 놓고 수익기반을 갖춰야 합니다. 워크아웃이나 빅딜 과정에서 미래상환능력기준 자산건전성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BIS 비율을 높이는데도 힘을 실어야 할 것입니다. /정리=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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